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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새해 사업계획](10) 한진그룹, 해운 악재 털고 대한항공·㈜한진에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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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새해 사업계획](10) 한진그룹, 해운 악재 털고 대한항공·㈜한진에 역량 집중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올해 한국경제가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대내외적으로 발생한 각종 악재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주요 10대 기업 역시 위기·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요그룹은 2017년 사업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그만큼 새해 변수가 많다는 것. 이러한 이유로 주요그룹은 내년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구상할 방침이다. <편집자 주>
(10) 한진그룹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 10월 기준으로 한진그룹의 재계순위는 11위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절차 돌입 직전까지 10위를 기록했던 한진은 농협에 10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롯데와 함께 한진의 2016년은 다사다난했다. 한진그룹 중 2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했던 한진해운을 잃게 된 것이 뼈아팠다. 지난 8월 기준으로 한진해운의 자산총액은 7조4000억원이다. 한진그룹의 전체 공정자산은 약 37조원으로 대한항공이 23조원으로 가장 많고 한진해운이 뒤를 잇는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행을 택하게 되면서 한진그룹의 자산은 29조원대로 줄었다. 이로 인해 재계 순위 역시 하락했다.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수많은 질타를 받았다. 특히 한진해운 회생에 사재의 일부만을 투입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우리나라는 물류대란을 겪게 됐다.

조 회장은 지난 10월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진해운 물류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진그룹은 힘들었던 올해를 딛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2017년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수송보국’ 정신을 되새기고자 한다.

조 창업주는 트럭 1대를 시작으로 한진그룹을 국내 대표 육·해·공 수송기업으로 키웠다.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시켰고, 한진해운 역시 한때 세계 7위의 해운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육·해·공 중 ‘해’를 잃게 된 한진그룹은 육·공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시킬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3조1179억원, 영업이익 4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분기별 사상 최대실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 부문은 한국발 수요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절할 계획”이라며 “화물 부문은 고수익 화물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등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호조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B747-8i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한 대한항공은 2017년까지 총 10대를 도입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육’에도 집중한다. 한진그룹에서 육로 수송은 ㈜한진이 담당한다. ㈜한진은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에 하역장비 도입을 추진하면서 해당 사업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진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연계사업인 하역과 육운부문의 수익이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택배·육운·하역·창고·차량종합사업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택배의 경우 지난 3분기에 3973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지난해 동기(3715억8000만원) 대비 7%의 성장세를 보였다.

육·해·공 중 하나이자, 그룹에서 2번째로 덩치가 큰 한진해운을 잃은 것은 한진그룹에 있어 분명 큰 상처다. 잃은 것을 생각하지 말고, 남은 육·공에 집중하는 것이 한진그룹이 재도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유호승 기자 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