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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추락하는 한국 경제에 날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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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추락하는 한국 경제에 날개는 없다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국 경제의 2017년이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3일 400조원이 넘는 내년 ‘슈퍼예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 대비 3.7%,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올해 총 지출에 비해 1.3% 늘었다.
예산은 우리나라의 내년 농사를 짐작하게 하는 척도다. 전체 금액은 늘었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최순실 국정농단’이 내년 농사 계획을 좌지우지했다.

특히 ‘최순실 예산’으로 분류되는 문화·체육·관광예산은 당초 정부안보다 2000억원이 줄어든 6조9000억원이다. ‘최순실 꼬리표’가 붙어 삭감된 예산은 총 4000억원에 달한다.

최순실 꼬리표가 붙어 삭감된 예산은 유력 정치인들의 지역구 토목 예산 등으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갔다.

특히 이번 예산에서 크게 증액된 예산은 사회간접자본(SOC)이다. 정부는 당초 21조8000억원의 SOC 예산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는 해당 예산을 정부안보다 4000억원 늘렸다. ‘최순실 꼬리표’로 사라진 4000억원과 동일하다. SOC 예산은 지역구 의원들이 가장 욕심을 부리는 분야다.

이로 인해 정치인들은 시국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본인들의 지역구만 챙겼다는 비난을 받는다. ‘한국’ 경제보다 ‘지역’ 경제만 챙긴 모양새다.

시대의 흐름을 차치하더라도 순리적으로 보면 내년은 대선이 있는 해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선이 열렸던 해의 경제성장률은 직전연도 대비 평균 0.5%포인트 하락했다. 높은 정치 불확실성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비선실세 여파 등이 없더라도 내년 경제상황은 안갯속이다. 이에 예산편성마저 정치인들의 ‘잇속계산’이 이뤄지면서 마땅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추락하는 한국 경제에 날개는 없다.
유호승 기자 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