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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의 파파라치] 벽이 문이라는 당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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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의 파파라치] 벽이 문이라는 당신을 위하여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7일 오후 1시반 수원 경기대학교 창업지원단 한우리관 4층에선 창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의 홍보UCC공모전이 열렸다. 예선을 통과한 13개팀이 스마트인형이나 친환경 초발수기능성 코팅소재, 대학생 미팅 앱 등의 기업을 알리는 홍보UCC를 만들어 발표했다.

맞춤강사섭외업체 강사인포의 홍보UCC를 발표한 박준(22)씨는 “동영상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공과 상관없는 디자인 관련 학원을 몇 개월간 따로 수강해야 했다”고 밝혔다.
건국대학교 영화동아리팀에서도 출품했는데 영화든 홍보UCC든 동영상공모전이라면 가리지않고 출품하고 있다고 했다. 30만원에서 200만원의 장학금을 받는 이들의 참가이유는 단지 상금 때문이 아니었다. 정말로 창업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취업은 후순위라는 것이다. 끝장을 보겠다는 눈빛은 또렷했고 목소리엔 날이 서 있었다.

같은 날 6시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선 교육전문기업 에듀윌이 주최한 공인중개사 합격 축하연이 열렸다. 강사와 합격생이 함께 모여 공연과 저녁을 즐기며 그간의 피로와 노력의 결실을 나누었다.

엄영섭(60)씨는 지난해 30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고민으로 1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분명히 부동산 경기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공인중개사에 도전했다. 젊은이들이 많은 학원은 피하고 싶어 인터넷 강의로 공부했고 올해 합격을 이뤄냈다.

3살, 5살, 13살의 세 아이가 잠든 시간 새벽 2~3시까지 공부를 이어갔다는 다둥이 맘 변지윤 씨,30년전 부모님께서 농지와 택지를 구입하면서 겪은 우여곡절로 알게 된 공인중개사의 위력 때문에 도전하게 됐다는 박순연씨도 웃음꽃을 피워냈다. 뿐만 아니라 엄마와 딸, 삼촌과 조카 등 가족 합격생들도 나왔다.

에듀윌에서 고객센터를 맡고 있는 김윤희본부장(41)은 “이 같은 행사는 매년 개최하는데 올해는 신청 한 시간만에 마감되어 사상 최다의 합격생 중 750여명만이 참석했다”며 동분서주 자리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에듀윌의 정학동(53)대표는 “고객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 에듀윌의 꿈”이라고 말했다.

불황과 불안의 연말이다. 망년회와 송년회에서 어렵다고, 피곤하다고 말할 것이다. 세상까지 이 모양이라고 술잔을 기울이며 한 시름 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당신 옆자리엔 취업보다는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있고 인생 이모작을 위해 두려움없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초로의 노인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위기에서 기회를 보고 벽을 보고 문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주문이다. 지금의 정국도 마찬가지, 곪은 곳이 터져서 제대로 아물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두려움의 반대는 용기가 아니라 믿음이다.

글·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정보경영학 박사/ 생각의 돌파력 저자
조규봉 기자 c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