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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진보진영의 '국립교양대학'의 비현실성과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이 성공하려면?

기사입력 : 2016.12.12 07:56 (최종수정 2016.12.1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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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회 중부대 교수
안선회 중부대 교수
진보진영의 ‘국립교양대학’과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에 대해서는 정경훈(2015)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국립교양대학’과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을 구분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이는 연계정책일 수도 있지만 독립적으로 추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술하였듯이 대학네트워크는 학생을 공동선발하여 추첨배정하자고 한다. 대학네트워크에 포함되지 않는 대학은 독립적으로 선발할 수 있다. 대학네트워크는 2년(정경훈은 1년 반) 동안의 ‘국립교양대학’을 거치도록 한다는 방안이다. 학제 개편은 ‘2-5-5-2-3’제로 한다. ‘대학통합네트워크’는 국공립대학만이 아니라 사립대학도 포함하는 방안이다. ‘대학통합네트워크’로 대학 서열 타파도 달성하자는 주장이다.

먼저, ‘국립교양대학’ 방안을 검토하면 결론적으로 일부 국립교양대학 설립은 가능하더라도 일반화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립교양대학’의 일반화는 학제 개편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전면적인 합의가 어렵다. ‘2-5-5-2-3’제 학제 개편을 수반한 국립교양대학은 너무 실현되기가 어려워 추진하더라도 몇 개 수준으로 끝나고 말아, 전시성 개혁정책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2-5-5-2-3’제 학제 개편은 실현이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초·중등 12년(6-3-3) 학제를 ‘5-5(2는 유아교육이라 별도로 봄)’학제로 바꾸자는 건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초·중등교원들과 교대·사대 학생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집단이기주의는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특히, 전교조조차 찬성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또 일반적인 국제 기준에도 들어맞지 않는다.

둘째, ‘국립교양대학’의 일반화는 전술한 대학체제 개편과 대입제도 전면 개편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전면적인 합의도 어렵기에 타당성도 실현가능성도 낮다. 단지 이견이 다양해서가 아니라, 이미 ‘(교양대학)성적 20% + 바칼로레아식 논술 30% + 적성 및 꿈 40% + 인성 10%’ 평가 방식과 본질적으로 유사한 입학사정관제 그리고 학생부종합전형, 특기자전형의 부작용을 교수들보다 더 일반 학부모와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발은 대학교수들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더욱이 세계 주요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된 사례도 별로 없다. 정책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셋째, ‘국립교양대학’의 일반화는 기존 대학을 ‘교양대학’과 대학전공(전공대학?)으로 분리해야 가능한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현재 4년제대학 중 어느 대학이 2년교양대학과 3년대학전공(전공대학?)으로 분리하려고 할 것인가? 혹시 학생을 모으지 못하는 일부 2년제전문대학의 전환은 용이하겠지만, 그럴 경우 ‘국립교양대학’으로서의 위상과 가치는 손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넷째, 정경훈(2015)의 주장과 달리 교양대학 교수진이 대학전공(전공대학?) 진학을 위한 ‘(교양대학)성적 20% + 바칼로레아식 논술 30% + 적성 및 꿈 40% + 인성 10%’ 평가방식에 충분히 대비해 줄 수가 없기에 대학시기 사교육비 증가는 필연적이다. 대입 학원가의 일반적인 경험으로 보면, 가장 인기 없는 강사가 박사학위 받은 강사들이다. 머리에 든 지식은 많은데 좁은 지식에 치우치거나 연구능력은 있어도 교육능력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 논술사교육과 적성·꿈 개발 사교육프로그램은 나올 수밖에 없다. 차라리 사교육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전제하고 주장을 펼치는 것이 현실적이고 설득력을 높을 수 있을 것이다. 정책주장에서 지나친 기대효과를 제시하는 것은 일종의 환상이자 잘못하면 속임수가 될 수 있다.

다섯째, 교양교육을 혁신하자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필자 역시 주장하는 바이지만, 그것이 국립교양대학 정책으로 합일되지는 않는다. 차라리 기존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교양교육 혁신을 모색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예를 들면, ACE사업을 개편하여 50% 이상의 평가지표를 교양교육 혁신에 집중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정책은 연계된 다른 정책을 필수적으로 수반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현실적으로 추진에 어려움도 별로 따르지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이 방안은 정경훈(2015)이 제시한 대학개혁 1단계처럼 병행 추진도 가능할 것이다.

여섯째, ‘국립교양대학’은 1년 반 또는 2년 주장이 함께 나오고 있는데 너무 장기간이어서 특정대학이 추진할 수는 있지만, 일반화하거나 제도화하기는 어렵다. 또 ‘1년 반’ 주장은 절충적인 좋은 안인 것 같지만, 현행 학년제 중심의 학교운영체제와는 부합하지 않는다. 필자가 보기에 ‘국립교양대학’ 주장은 대학강사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편처럼 인식된다. 대학수학기간을 5년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시간강사를 교양교육에 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전공교육 기간이 길어지면 전공교육 담당 교수 중 일부가 교양교육을 담당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검토를 근거로 필자는 ‘국립교양대학’ 정책주장은 일반화되기 힘들고, 결국은 일부 지역에서의 시범적인 설치와 운영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최대한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더라도 현재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는 혁신학교의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다. 현재 혁신학교의 일반화는 사실상 벽에 부딪혀 있는 상태라고 판단된다. 그것은 프로그램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람과 재정의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교양대학’ 정책을 진보진영 교육정책대안의 중심축으로 삼아 추진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국립교양대학방안과는 달리, ‘국공립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은 비교적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다만 사립대학을 포함한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은 구체성도 부족하고 실현가능성도 낮다고 본다. 정책 추진을 위해 보완했으면 하는 점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대학통합네트워크’라고 하기에는 통합 수준이 미흡하여 보완이 필요하다.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이 주장하는 공동학위, 강의개방, 학점교류, 교수교류만 가지고는 대학 서열화의 근본적인 혁신이 어려울 것이다. 아니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추정된다. 예를 들면 현재 공립고등학교체제가 전학도 가능하고, 제도적으로는 인근 학교의 강의도 들을 수 있으며, 교사 전보조치도 이루어지고 있어 본질적으로는 유사하지만 그 사이에도 서열이 존재하고 벽이 존재한다.

둘째, 국립대학통합네트워크는 비교적 실현이 용이하지만, 사립대학을 배제하고 있어 정책의 효과가 미흡하고, ‘대학통합네트워크’는 사립대학을 포함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고 추진이 비교적 어렵다. 특히 사립대학을 포함한 ‘대학통합네트워크’는 공동학위제가 어려울 것이다. 현재 방안에서는 사립대학이 ‘대학통합네트워크’에 합류할 이유가 거의 없다. 오히려 ‘대학통합네트워크’에 합류하지 않음으로써 일류명문대학군에 남으려고 할 가능성이 더 크다. 사립대학을 포함한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은 새롭게 구안될 필요가 있다.

셋째, 그렇다면 ‘대학통합네트워크’ 내의 대학 서열은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대학통합네트워크’ 정책으로 서열의 일부 완화는 가능하겠지만, 해소는 불가능하다. 더욱이 ‘대학통합네트워크’ 밖의 비참여 독립형 사립대학의 서열화는 해결방안이 없다. 그렇다면 대학서열화 대책도 별 의미가 없게 된다. 역시 대학서열화 대책도 별도로 요구된다.

넷째,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이 국립교양대학 방안과 연계하여 구상되고 있기에 ‘(교양대학)성적 20% + 바칼로레아식 논술 30% + 적성 및 꿈 40% + 인성 10%’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가 없다. 대학전공 선택 시 특정 학교, 특정 학과, 특정 교수에게 수강생이 집중될 경우 입시경쟁은 불가피하며 대학 서열문제 역시 해소되지 않는다.

다섯째, 학생·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정경훈(2015)이 제시한 대학개혁 2단계에서는 비참여 독립형 사립대학의 교양대학 입시와 1년 반 또는 2년 뒤에 대학전공 선택을 위한 또 한 번의 입시경쟁을 치러야 한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입시경쟁이 더 심화되면, 자연히 대학서열화와 학벌은 더 공고해질 수도 있다. 사교육은 더 치열해진다.

여섯째, ‘대학통합네트워크’가 대학의 안정을 강화시켜, 대학 간의 경쟁과 교수진의 혁신 노력을 저해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오히려 경직된 대학운영체제만 확대하여 대학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없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에 대학의 교육력 혁신, 교육경쟁력 확보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일곱째, ‘국립교양대학’과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에는 대학교육의 사회적 적합성 확보방안(산학맞춤교육)이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을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학생의 관점에서 산업수요를 대비한 교육을 통한 취업 증대와 지역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학교육 혁신 방안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이런 방안이 보완되지 않는다면 사회변화에서 밀려난 전공 교수진들의 자구책 마련방안이라는 비난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여덟째, 정부책임형사립대학과 정부지원형사립대학의 유형별 특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미흡하다.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정부책임형사립대학의 경우는 법적 근거가 분명해야 하며, 정부지원형사립대학의 경우에는 사립중고등학교와는 달리 국가장학금 등 막대한 규모의 재정지원이 이루어지기에 재단이사회에 일부(2-3인) 공적이사 선임을 조건으로 하여 공적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정경훈(2015)의 방안을 참조하여 보완한 정부책임형사립대학과 정부지원형사립대학 등 유형별 특성을 비교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현행 고등교육법 제5조(지도·감독) 제1항은 ‘학교는 교육부장관의 지도(指導)·감독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등교육법에 의하면, 대학의 관리감독주체는 명백하게 교육부이다. 진보진영은 고등교육 혁신을 위한 재원 확충을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연계하여 차제에 국가교육위원회 방안과 함께 대학의 관리감독주체를 교육부에서 시·도지사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같이 보통교부금과 특별교부금을 구분하여 보통교부금은 시·도지사를 통한 지방대학 지원에 사용하고, 특별교부금은 대학과 관련한 국가시책사업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단기간에 변경이 어렵다면 경과기간을 정해 서서히 대학에 대한 시·도지사의 역할을 확대해도 좋을 것이다.

대입제도 문제나 대학서열화 문제를 단칼에 해결하는 방법은 없다. 정책문제 분석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대안 탐색을 계속해야 하겠지만, 대학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점진적인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나타났던 진보진영의 정책 성공과 실패를 통한 정책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거나 올바른 방향을 보완하는 정책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전교조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진보진영의 교원들은 교원의 교육력 신장, 교육책무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안 제시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 현재 대학 교원, 교직원 문제는 초중등 교원·교직원 문제와는 차원을 달리 한다. 대학 내 교직원 간 불평등, 그리고 갑-을 관계 등이 심각한 수준에 있다. 대학교수 간 연봉 수준의 차이도 심각하다. 대학교수들은 높은 대학등록금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교직원 연봉수준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이 빈약한 경향이 있다. 대학교수들은 정년트랙 교수(정교수, 부교수, 조교수)와 비정년트랙 교수(교육전담교수, 연구교수 등), 그리고 비전임교수(초빙교수, 경임교수, 강사 등)의 교수계급구조와 대학교수세계에서 자행되는 ‘갑질’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이 적은 듯하다. 대학 교원정책을 포함하여, 참된 능력사회 구축을 위한 대학교육의 교육력 신장, 교육책무성 제고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학벌과 서열화 등 대학 간 불평등문제만이 아니라 대학입학전형과 대학을 매개로 한 불평등재생산 문제에 대해서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 해결을 위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 미진학 청년과 중장년 구직자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충분한 평생직업교육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인재고용·인재등용정책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안선회 중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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