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2017 세계경제] 보호무역주의 확산…경제 본격 회복 걸림돌 전망

공유
1

[2017 세계경제] 보호무역주의 확산…경제 본격 회복 걸림돌 전망

2017년 글로벌 경제·금융, 트럼프 정책·연준 금리인상이 키워드

2017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신흥국 경제의 반등에 힘입어 올해보다는 다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재정 확대, 저금리 퇴조 등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신흥국 경제의 반등에 힘입어 올해보다는 다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재정 확대, 저금리 퇴조 등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내년도 세계 경제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신흥국 경제의 반등에 힘입어 올해의 2.9%보다는 다소 높은 3~3.4% 성장이 전망된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재정 확대, 저금리 퇴조 등이 주요 이슈가 되는 만큼 시장 변화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중국·유로존·일본 등 이른바 ‘빅4’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상승하는 반면 중국과 유로 지역의 성장률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포퓰리즘 물결 등 정치적·지정학적 리스크들은 2017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정권 출범을 시작으로 4월에는 프랑스 대선, 하반기에는 독일 총선이 예정돼 있고 이탈리아 조기총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이벤트 리스크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결국 각국의 보호주의·고립주의 확산 흐름은 세계 교역을 위축시키고 국가 간 갈등을 높여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서는 것을 저지시키고 금융시장 불안감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7년은 트럼프 정권 출범에 따른 미국의 경제정책 실효성 여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속도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금융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미국, 트럼프 행정부 확정적 재정정책 주목
미국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ate Again)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자국 경제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과 연준의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올해 중반기 이후 경기가 꾸준히 호전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고용상황 개선을 나타내는 경제지표 발표에도 불구하고 실질임금 및 가처분소득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민간소비 증가율 둔화, 주택 투자를 위시한 민간 투자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어 1.8~2.2%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트럼프 행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리상승 효과가 나타날 경우 예상치보다 0.3%포인트 추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세계 경제 전체 성장세를 제고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내년 미국의 경제 성장세는 트럼프 정권의 소득세·법인세 인하와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얼마나 경기가 살아나느냐에 달려있다. 인프라 투자 시행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이지만 올 하반기부터 감세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소비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화 강세·대외교역 악화로 인한 수출 부진과 미국 경제의 공급능력이 수요 확대를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미 연준이 2017년 안에 꾸준히 금리인상을 단행해 내수확대 흐름을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유로존, 수출 경기 회복 지연으로 성장률 둔화
유로존은 글로벌 교역 축소 영향으로 인한 수출 경기 회복 지연과 내수 개선 제한 등으로 인해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17년 독일·프랑스 선거를 앞두고 경기부양 가능성이 기대되며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1.5%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가결된 후 우려와 달리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고용 증가 속도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유로존 경제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저유가 시대가 막을 내리며 유로존 소비 회복을 이끌었던 저유가 효과도 사라지고 있다. 유로화 약세가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달러화를 제외한 글로벌 통화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어 대외수요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내년에 집중돼 있는 유로존의 정치 이벤트들은 자칫 경제심리를 악화시켜 기업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소비심리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일본, 엔화 강세로 수출·설비투자 침체 지속 예상
일본의 경우 고용상황 개선에도 불구하고 물가 하락 및 기업실적 악화로 임금개선이 어려워 소비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엔화 환율 강세로 인해 수출 및 설비투자 환경이 계속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1.5%(물가조정)로 전망했지만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올해(0.6~0.8%)보다 소폭 개선된 0.8~1.0%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물가목표치 2% 달성 시한을 2018년으로 늦추는 등 디플레적 상황을 벗어나기 쉽지 않은 데다 고령화 등 구조적 취약 요인들이 계속 부담으로 작용하며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장기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는 정책을 유지하면서 내년에도 엔저 현상이 이어져 기업의 수익성 및 설비투자 여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확장 기조로 돌아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재정정책 역시 계속 이어지며 수요 확대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 구조개혁으로 하방압력 강하게 작용할 듯
중국 경제는 실물경기 안정세 강화 등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 하락과 공급 측 구조개혁 심화 등으로 성장둔화 압력이 강해져 올해보다는 소폭 하락한 6.5% 경제성장률이 전망된다.

중국은 3분기 연속 6.7% 성장률을 유지해 왔지만 주택시장 과열로 인한 지방부채 리스크와 철강 산업 등 과잉생산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이 성장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주택가격 단기 급등으로 거품 우려가 높아지며 내년에도 정부 규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택 관련 투자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 속 발전 기조를 강조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내년에도 금융리스크 예방 및 해소를 위해 공급 측 구조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안정적 통화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과 트럼프 정권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당분간 중국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중국 경제의 주요 이슈는 일부 대도시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규제 조치로 인한 금융경제 리스크와 위안화 환율과 자본유출 압력 등 금융안정 리스크다. 하지만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 등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6.5% 성장률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 신흥국, 러시아·브라질 제외 경제침체 심화될 듯
2017년 신흥국 경제는 트럼프 정권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 투자가들이 트럼프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자금 유출을 단행하고 있어 인도와 러시아·브라질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흥국들은 경제 둔화의 늪에 빠졌다.

인도는 전반적인 거시경제 환경 개선에 공공부문 급여 인상으로 인한 소비진작, GST법 시행에 따른 경제 활성화, 금리인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부지출 확대 등으로 7.8% 성장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물가상승률 안정과 실질소득증가율 상승으로 소비가 완만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유가와 서방제재가 이어지며 0.5%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브라질 역시 정부의 경제개혁과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세로 기업 투자가 경기회복을 주도하며 경제성장률 0.7% 달성은 무난히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높은 실업률과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해 소비회복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정치적 안정 속에서 경제성장을 이뤄내며 4.8% 성장이 기대되지만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멕시코·칠레·터키는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