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3년 연속 2%대 성장은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도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소비와 투자 절벽의 현실화를 의미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의 성장 둔화 폭 확대 가능성과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령) 한파 등 국내외 정치적 변수가 2017년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시장의 경우 생각보다 더 최악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업자 등록 기준으로 약 90만명이 창업하고 80여만명이 폐업했다. 평균 창업비용은 약 7000만원으로 전체 창업자의 78%가 점포형 창업자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평균 창업자의 수익성은 전년도보다 낮아져 월 약 170만원으로 투자 대비 수익성은 매년 악화되는 실정이다. 자영업자의 평균 경상비 중 임대료가 차지하는 고정비의 상승으로 더욱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상도 예사가 아니다.
내수 중심의 축을 이루는 자영업자들마저도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경제연구원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하향 조정하는 이유다. 정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가계와 기업의 경제 심리가 악화되면서 내수 부문이 어려워진 요인이 가장 크다.
그나마 살 길은 유통업체에 달렸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였던 ‘코리아 세일 페스타’도 물론 반쪽자리 행사였지만 소비 진작에 숨을 불어넣는 데는 충분했다. 또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이를 통한 소비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그래서 불황 속에서도 편의점만 나홀로 호황인 거다. 중국의 1인 가구 수는 7000만명이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다. 산업연구원이 국민 소비지출 규모를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 소비 지출 규모는 2010년 60조원에서 2020년 120조원으로 배로 늘어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의 금리부담이 크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재정 확대 정책을 통한 경제 회복을 노리고 있는데 일시적으로나마 공공기관에서 일자리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서민 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진영 기자 c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