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총통이 경유지인 미국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는 사이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가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등 대만에 대한 견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15일 대만에 도착한 차이잉원 총통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중남미 순방에 대한 결과를 중점적으로 발표했다. 중국을 의식한 듯 미국에 대해서는 “짧은 기간 동안 중요한 인물과 대화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대만 현지 언론들은 7~15일까지 9일 간의 순방 기간 동안 차이잉원 총통이 트럼프 당선인 및 행정부 관계자와의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총통부는 “트럼프 당선인 등과 회담은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신문은 대만 정부가 중국 측을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더욱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3일 인터뷰에서 “중국 대륙과 대만이 하나의 국가라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히려 이를 협상 대상으로 삼아 환율 및 통상정책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잉원 정권의 기본 노선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양국 체제를 유지하는 것인 만큼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과 동일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대만의 입장은 매우 복잡하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들은 “차이잉원 정권이 당분간은 중국을 자극하는 행위를 최대한 피할 것”이라며 “중국의 화살이 대만에 겨눠질 경우 양국의 관계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중국 측의 노골적인 압력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반발이 높아지고 있어 중국과의 화해 모드는 형성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덧붙였다.
한편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대만 카드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대만과의 교섭 여부가 동아시아 정체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