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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돈은 어디로…소비위축에 통화정책효과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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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돈은 어디로…소비위축에 통화정책효과 '뚝'

한은 유동성 공급 확대에도 예금회전율 등 최저 수준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김은성 기자] 한국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시중에 풀린 현금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지만 돈이 돌지 않아 통화정책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최순실 사태와 경기침체 등으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현금 총량을 뜻하는 화폐발행잔액은 작년 말 기준 97조4000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말 86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0조6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현금 뿐 아니라 예금잔액 등을 합친 광의통화도 작년 11월 말 기준 2406조3935억원에 달해 2400조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하지만 돈이 얼마나 잘도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들은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원통화가 통화량을 얼마나 창출하는 효과를 냈는지 보여주는 통화승수는 작년 11월 16.7로 집계돼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통화 유통속도도 작년 3분기 0.69까지 하락해 바닥을 쳤다.

예금회전율도 작년 11월 3.8회로 집계돼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은행에 맡긴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예금회전율이 떨어진 것은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해도 은행에 예금할 뿐 이를 꺼내 쓰지 않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정치불안에 경기 침체 등이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극심하게 위축된 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열린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 불확실성과 기업 구조조정, 고용 사정 악화가 소비심리를 위축 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은성 기자 kes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