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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M&A]③ 도널드 트럼프의 불확실성 시대와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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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M&A]③ 도널드 트럼프의 불확실성 시대와 M&A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당선자 시대의 M&A(인수합병)는 짙은 안개 속을 걷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후 첫 기자회견에는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과 재정지출 확대 등 트럼프 공약에 대한 밑그림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는 알맹이 빠진 기자회견이 됐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는 정책 공약에 대한 점검이라기 보다는 러시아의 대선개입 이슈 등이 주요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후에도 ‘불확실성의 시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서막극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시대에서 가장 큰 M&A 피해 국가는 중국으로 꼽힌다.

트럼프는 대선을 치르면서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 45% 관세부과 등 경제적 압박 외에 군사적으로 남중국해, 사이버공격 등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날을 세워 왔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국 당국의 승인 불허로 M&A가 무산될 때를 대비하는 보험 상품이 나왔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중국기업에 대한 견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중국 기업들에게 안성맞춤인 보험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신종 보험은 미국 당국이 M&A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인수를 추진한 기업들이 피인수 기업들에 지불해야 할 위약금을 전액 보상해 주는 조건으로 되어 있다.

트럼프의 불확실성 시대에서 미국 기업 인수를 모색하려는 중국 기업들은 사실상 최악의 여건을 맞게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도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미국내 손꼽히는 M&A라 할 수 있는 미국 2위 통신업체 AT&T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타임워너의 M&A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을 맞고 있다.

AT&T가 854억 달러(약 97조4400여억원)에 타임워너를 인수하기로 하는 거래는 지난해 10월 22일 타결됐고 미국 통신·미디어 업계의 거대기업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타임워너는 CNN이 소유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자신에게 줄곧 비판적이었던 CNN을 적대시하고 있어 M&A 성사가 어렵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기자회견에서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가 질문하려 하자 “당신네 회사는 끔찍하다”며 “조용히 있으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측은 AT&T에 대해 이번 M&A 거래를 아무런 편견 없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M&A 성사여부는 더욱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또한 M&A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에서는 보호무역주의로 중국 반도체업체가 미국 반도체업체를 인수합병 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제일 우선 타겟이 중국이지만 점차 일본 한국 등 동남아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빨라지고 있는 미국 금리 인상도 M&A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지난해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고 올해에는 인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차입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 M&A는 자연 금리인상의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트럼프 예비 내각에는 월가 출신 각료들이 역대 정권보다 더 많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상무장관 지명자인 월버 로스 WL로스 앤 컴퍼니 회장은 2002~2004년 파산한 미국 5개 철강업체를 합병해 최대 철강업체인 인터내셔널 스틸 그룹(ISG)를 설립해 2005년에 미탈 그룹에 매각한 바 있다.

또한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내정된 스티븐 배넌도 골드만삭스에서 M&A 전문가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각료들이 M&A에 우호적이라도 트럼프의 ‘불확실성’이라는 벽을 넘지 않는 한 트럼프 시대의 M&A는 순탄치 못할 전망이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한·중 M&A거래사)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