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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기대 반 우려 반’ 속 출범하는 트럼프의 미국…'이념보다 거래' 내세우며 정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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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기대 반 우려 반’ 속 출범하는 트럼프의 미국…'이념보다 거래' 내세우며 정권 출범

취임 100일에 성패 달렸다

현지시간 20일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현지시간 20일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지난해 11월 8일 대선 승리 후 정권인수 작업에 매달려 온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0일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이날 트럼프 취임을 기점으로 2017년 글로벌 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큰 변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달 여간 지속된 ‘트럼프랠리’는 이미 거품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사그라들고 있고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투자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중 내세운 ‘취임 후 100일간 실행 계획’이 얼마나 실효성을 보이느냐에 트럼프 정권의 성패가 달렸다고 전망하고 있다. 시장을 지배했던 트럼프랠리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사라지고 중장기 리스크 시나리오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국민의 기대와 지지율이 가장 높은 취임 초기에 승부를 내야한다는 의미다.

140자 트위터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논란이 취임식 직전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트럼프는 취임한다. 기존 정치인과는 확연히 다른 예측 불가한 트럼프의 미국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 전례 없는 아웃라이어 정권 출범
트럼프 정권을 둘러싼 미국 내 여론 평가는 극과 극이다. ‘반트럼프’ 목소리를 높이며 취임식 당일 반대시위를 도모하는 시위대가 형성되는 반면 그의 경제 활성화 방안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국민도 적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주요 외신의 반응은 한 마디로 ‘아웃라이어’(Outlier)다. ‘트럼프의 미국’에 전 세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바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느 정부와도 공통점이 적은 정부가 분열된 미국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과거의 관례나 전통적 정책에 얽매이지 않고 종잡을 수 없는 언행을 일삼는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기간부터 ‘취임 후 첫 100일 간의 실행 계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선 직후 우선순위를 재조정해 발표한 ‘취임 100일 청사진’은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시행이 가능한 내용이다.

주요 실행 계획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재협상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대 중국 환율조작 조사 ▲에너지 생산제한 해제 ▲중단된 인프라 프로젝트 개시 ▲오바마케어 폐지선언 등이다. 이외에도 의회논의가 필요한 ▲세제개편 ▲인프라 1조 투자 ▲이민제한 ▲오바마케어 대체 ▲금융규제 완화 등도 추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과제는 ‘일자리 창출’과 ‘이민 제한’을 통한 ‘강한 미국’ 창출이다.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도 불사한다는 ‘미국제일주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100일 실행 계획이 드디어 스타트라인에 섰다. 정치 전문가들은 “예측 불가한 트럼프의 특성 상 트럼프 정권의 성패는 취임 후 100일 내에 결정될 것”이라며 “취임 후 100일 공약 실행 여부와 실효성이 트럼프 행정부의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도 글로벌 외환시장의 단기 변수로 ‘트럼프 100일’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올해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의 호조가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달러화 하락(달러가치 상승), 미국 국채가격 상승(수익률 하락) 등은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쏟아질 ‘100일 청사진’ 후폭풍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글로벌이코노믹DB

◇ 미국 국익 위해 ‘이념보다 거래’ 내세워
‘이념보다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당선 후 세 가지 행동에 주목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트럼프타워 회담과 손 마사요시(孫正義·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면담, 그리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의 전화회담이다. 이는 모두 정식 취임 전인 차기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베 총리와 회담 후 TPP 탈퇴를 거론했고, 손 회장과 면담한 후 미국 내 고용 촉진을 위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이잉원 총통과의 전화통화 후에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남중국해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부정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 모든 것이 ‘거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이념’을 제시하기보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위해 ‘거래’를 했다는 것.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이러한 트럼프 정권의 특색이 유지된다면 미국의 정책은 물론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무역전쟁’ 우려 불거진 통상 정책
현재 부각되고 있는 모순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도 관건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가 ‘모순투성이’ 국가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와 중산층 지지를 얻어 당선된 공화당 대통령이니만큼 우선 모순 해결이 당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볼 수 있듯 말을 바꾸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고 사업가다운 면모가 있어서 현실적인 정책을 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변수는 ‘통상정책’이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강력한 경쟁상대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 예전과 같은 강경한 입장을 보일 수 없는 상황이다.

신문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세와 관련 “미국 기업은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으로 성장해 왔다”면서 “상호 연관된 글로벌 경제에서 보호무역주의는 통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입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실행할 경우 미국은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는 “미국 경기는 향후 2년간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트럼프 효과가 아닌 ‘오바마 효과’라고 볼 수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구축한 토대 위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혜택을 누리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 후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대로 현행 35%의 법인세율을 낮추고 개인세금 감면까지 이뤄낸다면 진정한 트럼프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인프라 투자까지 추진된다면 가시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