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1시께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65.8원에 거래돼 전일 종가보다 8.7원 내렸다.
환율 급락은 트럼프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 그간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약을 통해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작년 12월 미국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하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2월 23일 종가 기준으로 1200원대를 돌파하며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환율이 올해 13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새해에 접어들자 상황이 다르게 변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첫 회견에서 경제정책에 대한 내용을 밝히지 않자 금융시장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전날 이어진 트럼프의 달러화 발언도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트럼프 당선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를 띠고 있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가 없는 것은 달러 가치가 너무 높고, 이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기업을 위해 달러화 강세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중국과 미국이 무역을 위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통화전쟁'에 나서면 달러화가 하락세로 접어들 수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성 기자 kes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