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트럼프 취임 앞서 국내경제 진로 고민… “FTA 재협상 가능성 높지 않다”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18일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 진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박용만 회장 등 5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이날 매튜 굿맨 CSIS 수석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한미 FTA가 미국 선거기간 동안 트럼프 당선인의 타깃이 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재협상으로 가기에는 NAFTA 등에 비해 정책 우선순위가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굿맨 연구원은 한국경제가 당면한 3대 위협요인으로 ▲미·중 무역전쟁 ▲강(强)달러 ▲한국 환율 조작국 지정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할시 한국은 GDP가 0.5%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공급체인이 손상되면 한국은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를 것이다”고 내다봤다.

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석좌교수 겸 조지타운대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정치적 위기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며 “북한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미국과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우방과 비우방의 구분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 동맹의 국방·대북 억제력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빅터 차 교수는 “한미 동맹은 지역 내 군사적 자산의 풍부한 증강을 필요로 한다”며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속도를 높이고 한반도에서의 확장된 억지력 강화를 위해 혁신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사드배치 일정도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국내 전문가들의 토론도 이어졌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인프라 확대 정책으로 미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며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증가 문제에 직면한 한국도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당장 한국에 통상공세 압박이 밀려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을 하더라도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며 “환율 조작국 지정과 한미 FTA 재협상 등과 관련된 미국의 공세는 언제든지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호승 기자 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