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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강달러 억제’ 시장 왜곡 우려…역대 美대통령 통화정책 마이너스 파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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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강달러 억제’ 시장 왜곡 우려…역대 美대통령 통화정책 마이너스 파장 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외환시장 개입은 전 세계 금융·통화시장에 대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외환시장 개입은 전 세계 금융·통화시장에 대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대통령선거 유세전부터 언론이나 트위터를 통해 각종 정책 발언을 하며 시장 개입에 나섰던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통화시장 개입에 전 세계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지시간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가 너무 강해 미국 기업이 경쟁할 수 없다. 우리를 죽이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달러가치를 낮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는 것은 국제 합의에서 벗어난 이례적 발언”이라며 “기축통화인 달러를 움켜쥐고 있는 미국 대통령이 ‘강달러’ 정책을 전환시키겠다는 시장개입을 이어간다면 금융·통화시장에 대란일 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러화가 너무 강하다”는 트럼프 발언에 이날 달러 가치는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달러 환율은 14년 만에 최고치까지 급등하는 등 트럼프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 외환시장에서도 통화가치가 급등하고 주가가 떨어지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이와 관련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중국의 환율 개입을 비판하던 미국이 달러가치 약세를 유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미국의 경기 회복과 금리상승이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달러 매도에 나서도 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트럼프의 ‘강달러 억제’ 발언이 거액의 무역적자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미국의 무역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5%에 달했다. 6%를 넘어선 2006년보다는 줄어들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모토로 삼고 있는 레이건 정부 시절에 비해서는 높다.

신문은 “역대 미국 정부에서도 강달러 억제를 위한 통화정책을 펼쳤다”면서 “기축통화인 달러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것은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시장 왜곡을 초래할 위험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은 심각한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금과 달러의 교환을 중단한 ‘브레튼우즈 체제’ 종식을 선언했고, 이는 고정환율제 붕괴로 이어졌다. 레이건 정권은 달러화 강세를 전환시키기 위해 ‘플라자합의’를 맺었다. 이후 엔화가치가 오르며 일본은 ‘버블붕괴’로 무너졌다.

니혼게이자이는 “현재의 달러 강세가 트럼프 정권이 내세운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이제 와서 달러 시세를 전환시키려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트럼프 효과’로 하락한 달러가치는 19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2019년 말까지 매년 2~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발언에 급반등했다.

옐런 의장이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3% 오르면서 101선을 유지했다.

한편 전 세계 외환시장은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취임연설에서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나 확장 재정정책 등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