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아프리카 7개국에 대한 비자 발급을 일시 정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난민이나 테러 우려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는 명목이지만 미국 공항에서는 영주권자를 비롯해 입국 제한 대상이 확대되면서 반발 여론이 확산됐다.
ABC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입국을 거부한 인원은 이날 밤 시점에서 170명에 달했다.
현지 언론들은 “뉴욕 존F케네디 공항(JFK)에 도착한 이란인들이 구속됐다”며 “인권단체 변호사들은 합법적인 비자를 갖고 있는데도 구속된 것은 위법이라며 뉴욕 연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날 밤 “입국 거부자들에게 일시적으로 체류를 허용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 측 변호사는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100~200명이 입국을 거부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부 결정으로 이미 임시 구속된 사람들이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의 조치는 대통령 행정명령 자체의 유효성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
AP통신 등은 난민 수용과 관련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11만 명으로 정해 둔 수용 가능한 난민 수를 5만 명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8일 밤 JFK에서는 이슬람권 국가에서 출발해 미국에 도착한 11명의 여행객이 억류됐다. 애틀랜타와 휴스턴, 디트로이트 등에서도 여행객 입국이 금지돼 최대 27명이 공항에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이라크인 4명과 예멘인 한명이 이집트항공의 뉴욕행 탑승을 거절당했고 캐나다 웨스트제트에서는 미국행 비행기를 탔던 제한대상국 승객 한명을 돌려보낸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