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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게 김정남은 ‘잠재적 위협’이었나…“中 정남 내세우기 전에 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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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게 김정남은 ‘잠재적 위협’이었나…“中 정남 내세우기 전에 숙청”

권력 집착하는 김정은, 김정남 살해 5년 전부터 지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15일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5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김정남 피습 사건 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 사진=뉴시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15일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5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김정남 피습 사건 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되면서 김정은 집권 후 ‘피의 숙청’과 절대 권력에 대한 집착이 재조명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김정은이 이미 5년 전에 ‘김정남 암살 명령’을 내렸고 이는 ‘스탠딩 오더’(취소할 때까지 계속 유효한 주문)이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김정남이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해 주기 바란다. 피할 곳도 없고 도망갈 곳은 자살뿐”이라는 서신을 보냈지만 김정은의 ‘편집증적 성격’ 탓에 살해됐다는 것.

전 세계 언론들은 “스파이 소설 뺨치는 소식”이라며 김정남 살해 소식을 잇따라 타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북한에서는 김정남 살해 사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탄생 75주년 축하 대회 소식을 전한 북한 조선중앙방송에서도 김정남 사망은 발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지도자 계승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것은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연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산케이신문은 “(김정남 살해는) 북한 공작원의 범행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은 정권에서는 가능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그 예로 김정은이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 당시 국방위부위원장을 처형하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안긴 사실을 들었다. 정권 2인자였던 장성택 처형 이유는 ‘반당·반혁명적 종파 행위’였다.

신문은 “친족이자 후견인이었던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공포 정치’라는 비난 세례를 받았지만 김정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뜻에 거스르는 자는 냉혹하게 숙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들은 연일 김정남 사망 사건을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CNN과 AP통신 등 외신은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에게 피살당한 인물이 김정남으로 확인됐다”며 “김정남이 숨지기 전 의료진에게 자신이 독극물 스프레이로 공격받았다는 말을 했다”는 말레이시아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BBC는 김정남의 삶과 망명 과정, 가계도 등을 집중 조명했고, 워싱턴포스트는 김정남이 그동안 중국과 싱가포르 등을 오갔다면서 “중국이 김정남을 보호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김정은이 북한 고위층들에게 자신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고 싶어 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멀어진 중국이 김정은 대신 김정남을 내세울 가능성을 우려해 이번 사건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편 김정남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피습 직후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내 치료소로 옮겨진 뒤 발작 증세를 보였고, 공항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숨졌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