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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14) 부산 부평시장 원조 깡통골목 비빔당면] 단무지채, 부추, 오뎅, 당면, 양념장으로 구성된 비빔당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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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14) 부산 부평시장 원조 깡통골목 비빔당면] 단무지채, 부추, 오뎅, 당면, 양념장으로 구성된 비빔당면

부산 먹거리 중에는 부산에서만 대표하는 몇 가지 음식이 있다. 양곱창, 냉채족발, 완당, 돼지국밥, 밀면, 떡볶이 등을 들수 있고, 길거리 음식인 씨앗호떡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특색 있는 음식을 꼽는다면 바로 비빔당면이다.

처음 부산에 갔을 때 남포동 좌판에서 파는 음식 중에서 눈길을 사로잡았던 게 비빔당면이다. 당면으로 잡채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비빔당면은 비빔국수도, 잡채도 아닌 즉석에서 바로 해주는 과정들이 참 신선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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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당면의 맛은 어떨지, 또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는지도 궁금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내용이 먹을거리가 귀하던 6·25 전쟁 당시 고구마나 감자의 전분으로 국수처럼 먹은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깡통시장에서 시장 상인들의 허기를 채워주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기도 한다.

만들어진 과정이 어찌됐든 지금은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산에서는 비빔당면을 파는 곳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많이 알려진 곳은 바로 부평시장 안에 있는 원조 깡통골목 비빔당면이다.

이곳은 50년 전통을 자랑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이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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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채, 부추, 오뎅 그리고 당면과 양념장으로 구성되어 나온 모습이 참 재밌다. 그런데 먹어본 순간 당황스러움에 빠지게 되었다. 당면의 부들부들한 식감속에 달지도 않고 새콤한 맛도 없으면서 짠맛이 베여 있는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난감해진다. 한마디로 길들여지지 않은 투박한 맛이다.

마지막 젓가락이 입으로 들어갈 때쯤 매운맛이 살짝 올라온다. 그래서인지 맛에서 느끼는 오묘하게 느껴지는 감정들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생소한 맛에서 찾는 먹거리의 즐거움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맛이란 어떤 사람에게는 추억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기에 음식에 있어서 맛있음이 절대적이라 할 수 없다. 맛있음보다는 색다른 맛의 추억을 하나 만들고 올 수 있어서 좋았다.
권후진 맛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