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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32)] 황금칼의 나라, 다라국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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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32)] 황금칼의 나라, 다라국을 아시나요?

글로벌이코노믹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기다'를 연재합니다.

한류문화인진흥재단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김경상 작가는 1990년부터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세계 100여곳을 방문해 지난 25년 간 세계문화유산을 카메라에 담아왔으며, 최근에는 한민족의 시원을 밝히기 위해 한·중·일에 흩어져 있는 단군의 흔적을 답사했습니다. 앞서 연재한 '고조선 시대 단군 이야기'에 이어 '한반도 삼한시대 이야기'를 김경상 작가에 의해 생생한 유적과 유물 사진으로 만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옥전 M3호 고분에서 출토된 용문장식고리자루큰칼, 합천박물관이미지 확대보기
옥전 M3호 고분에서 출토된 용문장식고리자루큰칼, 합천박물관


5000년이라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한반도에는 많은 나라가 명멸했다. 합천 지역에는 다라국이 있었다.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대가야와 금관가야의 국력과 비교해도 강인한 나라였다. 합천박물관의 전시물들이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증명한다.

‘용봉문 환두대도’는 최고 지배자의 위엄이 서려 있다. 큰 칼 머리에 달린 둥근 고리 안에 용과 봉황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용봉문 환두대도의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

백제시대 최고의 왕권을 휘두른 무령왕의 무덤에는 왕의 허리 옆에 용의 무늬가 새겨진 칼이 놓여 있었다. 신라 천마총에서는 봉황문양의 칼이 출토되었다. 용봉문 환두대도는 바로 왕의 칼이다.

합천군 쌍책면 성산리 옥전마을의 한 고분에서 나온 환두대도는 예사로운 칼이 아니다. 환두에 용과 봉황이 함께 새겨져 있다. 손잡이는 가는 은실로 촘촘히 감았고, 칼자루 양쪽에 용을 새긴 금관이 붙어 있다. 한 순간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보면 볼수록 칼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다. 용봉문 환두대도가 발견된 옥전고분군이 있던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점점 호기심이 커진다.
이 위대한 황금칼을 가진 나라는 바로 가야의 다라국이다. 산세가 천하 으뜸이라 조선8경으로 꼽히던 가야산을 배경으로 자체 생산되는 풍부한 철을 가졌고 황강을 젖줄로 농업이 발달했던 다라국은 대가야와 금관가야에 견주어도 조금도 뒤지지 않는 강한 나라였다.

옥전고분군에서 나온 유물들이 다라국의 수준을 말해준다. M3호분에서는 용봉문 환두대도가 무려 네 자루가 나왔다. 보통 무덤 하나에서 한 자루가 발견되기도 힘든데 비하면 엄청난 숫자다. 우리나라에서 용봉문 환두대도는 모두 40여 점 출토되었고, 도굴로 일본으로 건너간 것을 제외하면 현재 16자루에 불과하다. 그 중에 옥전고분군에서 출토된 것이 7자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