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선한 의지' 발언, 야권 대권 주자들 비판 가세 파장 일파만파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른바 '선한 의지' 발언을 놓고 20일 야권은 물론 대선 주자들도 앞다퉈 비판에 가세하는등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 지사가 전날 부산대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평가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누구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겠지만 결국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이 보도된후 논란이 일자 안 지사는 강연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어법적 비유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으로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든 제가 그들을 비호하다니요"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한 바 있다.

국민의당 손금주 최고위원은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지사의 평가대로라면 박 대통령이 탄핵될 이유가 옅어지고 뇌물죄 성립도 어려워진다. 탄핵재판에서 대통령측이 주장하는 내용을 민주당 대선후보 입을 통해 듣게 된 것"이라며 "탄핵정국에 대한 안 지사의 안일한 인식을 경계한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YTN 라디오에 출연, "박 대통령이 그런 훈련, 자질이 부족했었다는 게 지금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데, 그건 조금 억지로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며 가세했다.

당내에서는 경쟁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SBS 라디오 '박진호의 전망대'에 출연, 안 지사에 대해 "최종적으로는 선을 넘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가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데, 청산해야 될 상대, 책임져야 될 상대까지 손을 잡아버리면 새로운 변화가 절반의 성공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같은 뿌리를 둔 문재인 전 대표측은 자칫 친노(친노무현) 적자간 충돌로 비쳐지면서 야권의 파이 자체를 왜소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보단장인 박광온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발언은 좀 과한 것으로 본다"며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의 경우 불순한 의도로 출발했다는 점이 특검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나. 안 지사가 불순한 기획에서 출발한 것을 선의라고 평가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도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른바 '선한 의지' 발언을 놓고 "정치인에게는 의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결과"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랑구 보건안전교육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그 결과를 제대로 만들 책임이 정치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김연준 기자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