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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썰렁, 썰렁’ 두타면세점 사임당관, 해외관광객 없고 찬바람만 ‘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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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썰렁, 썰렁’ 두타면세점 사임당관, 해외관광객 없고 찬바람만 ‘횡~!’

17일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 D3층에 위치한 '사임당관'의 모습. 신사임당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만나볼 수 있다. 한지명 기자. 2017. 2. 17. yolo@g-enews.com이미지 확대보기
17일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 D3층에 위치한 '사임당관'의 모습. 신사임당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만나볼 수 있다. 한지명 기자. 2017. 2. 17. yolo@g-enews.com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사임당관’이요? 아직 저도 못 가봤어요.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설명해줘도 안 가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더라고요.”

서울 중구의 두타면세점에서 만난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 직원 김희순(45‧가명)씨는 이같이 말하며 갸우뚱한 표정을 지었다. D3층 한류관에 위치한 ‘사임당관’이 오픈한 지 3일이 지났지만, 중국인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설명이었다.
‘사임당관’은 이영애‧송승헌 주연의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 대한 콘텐츠 사용권과 MD상품 제작 및 유통권 등을 확보한 사임갤러리가 약 20여 평 규모로 구성한 사임당 체험 및 판매 복합 공간이다. 지난해 5월 면세점 모델인 배우 송중기가 출연한 KBS-2TV ‘태양의 후예’를 모티브로 한 ‘태양의 후예관’을 오픈한 데 이어 두 번째 한류 문화 마케팅이다.

20일 오후 방문한 ‘사임당관’은 방문객 없이 썰렁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같은 D3층에 위치한 ‘태양의 후예관’에는 드라마가 종영한지 약 1년이 되어가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였다. 사람들은 송중기 판넬 앞에서 줄을 서서 기념사진을 찍느냐 여념이 없었다. 면세점 내에서도 사임당관에 대한 홍보는 찾아볼 수 없었다. 1층 로비에서 이영애가 모델로 활동 중인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입간판뿐이었다.
17일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 D3층에 위치한 '사임당관'의 모습이다. 배우 이영에가 모델로 활약 중인 화장품 매장이 인접해 있었다. 한지명 기자. 2017. 2. 17. yolo@g-enews.com이미지 확대보기
17일 서울 중구 두타면세점 D3층에 위치한 '사임당관'의 모습이다. 배우 이영에가 모델로 활약 중인 화장품 매장이 인접해 있었다. 한지명 기자. 2017. 2. 17. yolo@g-enews.com
‘사임당관’ 내 벽면에는 나비와 잠자리, 메뚜기 등의 곤충과 식물이 그려진 병풍 ‘초충도병’이 미디어 아트로 전시돼 있었다. 직원의 설명에 따라 스크린 화면의 곤충을 위쪽으로 밀면 벽면 화면에서 곤충이 움직였다. 그림 속 풍경을 미디어아트로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가끔 한두 명의 중국 관광객이 들어와 터치스크린을 궁금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물건을 사가거나, 드라마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중국인 관광객 첸샤오궈 씨는 “과거 드라마 ‘대장금’으로 이영애 씨의 팬이 됐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왔지만, 이곳이 어떤 곳인지는 잘 몰랐다. ‘사임당’이라는 드라마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매장에는 드라마와 관련된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극 중 이영애가 착용하고 나온 스카프는 26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외에도 신사임당의 대표작품이 그려진 티셔츠, 에코백, 쿠션과 직원이 인기 상품이라고 설명한 부채와 LED 조명등이 있었다. 직원은 “많이 사가는 손님은 없다. 하루에 일정 정도가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가 모델로 활동한 화장품 매장과 한복 매장이 인접해 있었지만, 지나가는 고객들의 발걸음을 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사임당관을 제외한 인근 매장은 2~3개월 안에 철수될 예정이다. 일시적인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직원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 만한 무언가가 부족하다. 드라마도 인기를 끌지 않아 앞으로 손님이 더 얼마나 찾아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지명 기자 yo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