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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찾은 면세점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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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찾은 면세점업계

한류열풍에 한국 ‘화장품’ 중국인에 인기… 설화수·숨37도·후

해외 관광객들이 서울 잠실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해외 관광객들이 서울 잠실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 사진=뉴시스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와 공급자 과잉으로 역신장하고 국내 면세점업계가 그나마도 버틸 수 있었던 건 화장품 매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류열풍으로 인해 해외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치솟으면서다. 면세점업계에서는 형평성 때문에 어느 제품이 잘 나간다고 직접적으로 어필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화장품을 조사해본 결과 설화수와 숨37도,후 등의 브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의 화장품 매출은 6조2869억 원으로 전년 4조1452억 원보다 51.7% 급증했다. 전체 매출 증가율 33.5%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전체 매출 중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5.1%에서 지난해 51.2%로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중 화장품은 30%의 신장율을 보였다.
‘K-뷰티’ 열풍으로 국내 면세점의 매출 상위 브랜드에 국산 화장품이 대거 포함되기도 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뿐만 아니라 매년 매출의 50% 정도는 화장품이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화장품 제품이 인기가 많았다면, K-뷰티의 인기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국산품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LG 생활건강의 면세점 효도 상품은 ‘궁중화장품 후’와 ‘숨37도’였다. LG 생활건강 관계자는 “‘후’의 ‘비첩 자생 에센스’와 스킨‧로션 2종/3종 세트가 많이 팔린다. 라인별로 판매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숨37도-시크릿 에센스’는 단품 중 가장 인기가 많다. 세트 제품의 구매율도 높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헤라, 라네즈, 이니스프리를 주요 상품으로 내세웠다. 그 중 ‘이니스프리’는 ‘더 그린티 씨드 세럼’, ‘제주한란 인치리드 크림’, ‘화산송이’ 라인이, 라네즈는 ‘워터 슬리핑 마스크’, ‘투톤 립 바’, ‘BB쿠션’ 등이 인기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설화수’는 ‘윤조 에센스’와 ‘자음 생크림’이 대표 상품이다.

지난 2016년 7월 발표된 인천공항 매출 실적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브랜드 1위의 자리를 2년 연속 지키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고객, 미주 유럽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는 롯데면세점에서 줄을 길게 서서 구매할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며 “‘라네즈’는 현재 해외에서도 판매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면세점 내 국내 화장품 매출이 매년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화장품을 꾸준히 많이 찾고 있기 때문에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며 “젊은 해외 관광객들의 해외 색조 브랜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꾸준히 찾을 방도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지명 기자 yo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