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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인수 ‘코 앞’… 재무상태는 여력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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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 인수 ‘코 앞’… 재무상태는 여력 충분

재무적 투자자 앞세워 현대시멘트 인수 성공적 평가… 수도권 영업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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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현대시멘트 매각 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LK투자파트너스를 선정했다. 한일시멘트는 여기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한일시멘트는 LK투자파트너스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LK투자파트너스가 설립하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 또는 사모투자집합기구의 투자목적회사에 출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LK투자파트너스가 제시한 인수 가격은 6000억원 중반대로 알려졌다. 다음달 채권단은 보유한 현대시멘트 지분 84.56%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맺은 후 실사가 끝나면 5월 안에 매각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한일시멘트의 재무상태를 보면 2016년 9월 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자산 1843억원, 단기금융자산 2153억원, 매출채권 3208억원, 재고자산 1265억원 등 유동자산 규모가 9037억원에 이른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자산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돈으로 현금동원력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한일시멘트의 현대시멘트 인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시멘트 업계 판도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는 동양시멘트와 한라시멘트 인수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기에 이번 현대시멘트에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M&A(인수합병) 업계에서는 채권단에 제시된 현대시멘트 인수금액이 6300억~6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는 현대시멘트의 주가가 2만65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시가총액이 4440억원 규모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금액이라 할 수 있다.

한일시멘트는 현대시멘트 인수를 통해 수도권 중심의 영업력 강화와 물류 기지 합리화, 원자재 구매비용 절감, 양사 간 노하우 교류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건설 시장은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돼 있기에 수도권 영업에 강한 두 회사가 연계할 경우 수도권 시장의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출하기지 다양화와 합리화를 통해 매출 증대 및 타 용도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액에 따른 시장점유율을 보면 쌍용양회가 28.8%, 한일시멘트가 21.2%, 현대시멘트 7.3% 수준으로 한일시멘트의 현대시멘트 인수 후에는 규모가 쌍용양회와 엇비슷해진다.

현대시멘트 공장은 생산 설비 연령이 국내 7개사 9개 시멘트 공장 중에서 가장 낮아 효율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장 구조가 컴팩트해서 관리 및 유지보수도 용이하고 에너지 고효율 설비 등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으론 한일시멘트의 현대시멘트 인수 후 시멘트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설경기는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업체들은 이윤극대화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쌍용양회는 한앤컴퍼니가, 한라시멘트는 글랜우드PE로 넘어갔다. 업계에선 현대시멘트마저 사모펀드가 송두리째 가져갈 경우 장기적으로 시멘트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한일시멘트는 현대시멘트 전체 인수금액의 절반 가까운 돈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가 이번 인수전에서 한앤컴퍼니나 IMM PE처럼 막대한 자금을 굴리는 대형 사모펀드들과 경쟁하기에는 자금력 부문에서 다소 열세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일시멘트가 LK투자파트너스와 같은 재무적 투자자(FI)를 앞세워 현대시멘트 인수에 나선 것은 재무부담을 던 다는 차원에서도 성공적인 전략이었다는 평가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건설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유연탄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 인상 등 악재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비싸게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