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재에서는 이런 가려움증의 원인에 대해 하나씩 짚어본다.
이런 일이 있었다.
직장인 김부현(39·여)씨는 결혼을 해서 애를 낳은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애를 낳고 3년 정도 육아로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 그 와중에 이사를 한다. 평생 전월세만을 전전긍긍하다, 우연찮게 아파트 청약을 넣었는데 그게 당첨이 됐다. 당장 대출을 받아야할 상황이었지만, 이사 다니는 게 지긋지긋한 나머지 무리해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를 하게 됐다. 집을 마련한 기쁨도 잠시 김씨는 잠을 쉽게 못 이룰 정도로 몸이 간지럽기 시작했고, 가만히 있다가도 몸 전체에 벌레 같은 것이 꿈틀거리는 현상을 감지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있으면 곧 바로 미친 듯한 가려움증에 시달리게 됐고,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려움증이 심하게 됐는지 의문감을 갖은 채 밤새 긁기를 몇 년 째 반복했다. 현재 그녀가 가려움증을 호소한 지는 3년 정도 된다.
김씨는 도대체 원인이 뭘까 고민을 하다가, 새집증후군을 의심했다. 그래서 새집증후군을 없애는 여러 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봤지만, 가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생각해보니, 새집에 들어가기 전에 오래된 집에 거주할 때도 가려운 증상은 지금처럼 심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는 있었다.
3년 동안 가려움증에 시달리면서 김씨는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였다. 한번은 ‘탱자’가 가려움증이나 집안의 세균을 잡는다 해서 집안에 놓고 사용을 해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또 무좀약을 온 몸에 바라도 봤고, 남자들이 군대에서나 걸린다는 ‘옴’으로도 의심돼 집안의 모든 침구와 생활용품 집안 곳곳을 소독했다. 물론 자신의 몸에도 옴 살균제를 뿌리며 일주일간 이불을 삶고, 할 수 있는 수단은 다 동원했다. 그러나 헛수고였다. 가려움증은 더 심해졌고, 심지어 몸 안에서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은 점점 더 강해져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된다.
급기야 김씨는 삶 자체를 포기하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건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것을 너무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하지만 눈에 밟히는 남편과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가려움증으로 인한 짜증과 우울감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조금이나마 이어갔다.
하지만 김씨가 가려움증 치료를 위해 딱하나 안 해본 것이 있다면 바로 스트레스 관리였다.
피부과 약은 독하기로 소문나 있을 정도다. 먹을 때만 효과가 있어 한약으로 바꾸고 처방도 다시해볼 참으로 충남 아산의 ‘문’씨 성을 가진 한의사가 운영하는 한의원에 가서 한약 한 첩을 지었다.
석 달 동안 한약을 먹었지만, 차도는 없었다. 불안감만 더 엄습해올 뿐이다. 이후 김씨는 우울해졌고, 밤낮으로 잠을 못 자게 가려웠다. 하지만 한의원의 한의사를 믿고 약을 먹은 지 여섯달만에 차도가 생겼고, 이제는 낮에는 어느 정도 살만하게 됐다.
그 한의사가 약을 지어주면서 김씨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쌓여서 온 병이다.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하면 자살하는 무서운 병이다. 약을 먹는다고 낫지 않는다. 이 약은 열을 낮춰줄 뿐이다.”
김씨가 새집으로 이사하기 전, 대출을 받고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썼던 게 김씨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집은 생겼지만, 이후 대출금 갚는 것에 매일 신경이 곤두섰고, 급기야 피부가려움증까지 생긴 것이다. 물론 출산 후 과도한 육아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것도 피부가려움증의 주요 원인이지만, 스트레스가 더 컸다.
-다음 연재에서는 피부 가려움증에 대한 스트레스 관리법과 치료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봉기자가 의사는 아니지만, 충분히 개연성 있는 치료법을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치료를 통해 실제 피부 가려움증을 극복한 사례를 들어 설명할 계획입니다.
◇봉기자의 눈코노믹 코너란= 봉기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냄새 맡아 쓰는 경제 뉴스 브랜드입니다. 건강이 곧 돈이라는 말이 있듯, 봉기자 코너에서는 건강정보에 대해서도 시리즈로 연재를 합니다. 현재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 대중들 사이에 많이 퍼져 힘듦을 호소하는 질병 위주로 사례를 모아 증상과 원인을 따져보고 치료방법까지 소개를 합니다.
조규봉 기자 c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