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27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사태의 마무리를 앞둔 이때, 국회를 대리하는 본 소추위원은 역사와 국민이 부여한 막중한 책임감과 안타까움으로 착잡한 심정"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국민은 귀를 의심케 하는 비정상적 사건들을 매일 접하면서 분노와 수치, 그리고 좌절을 경험했다"며 "그것은 국민이 맡긴 권력이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라는 사람들의 노리개가 됐다는 분노였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자부심이 모욕을 당한 수치였으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질 줄 모르는 모습에 대한 좌절이었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에 대한 한마디 책임도 언급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음모' 운운한 피청구인의 모습이나, 신성한 법정에서 표출된 일부 지나친 언행으로도 사안의 본질을 가릴 수 없으며,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피 흘려 공산세력의 침략을 막아냈으며 한강의 기적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성취했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은 개인의 안위보다 공동체를 앞세웠고, 자유와 정의 수호라는 대의를 위해 희생했다"며 발언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시울을 붉히기도했다.
이어 "실망한 국민들이 다시 털고 일어나 '우리나라가 살만한 나라'라는 희망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함께 힘을 모아 통합의 길을 가도록 해주고 피청구인에 대한 파면을 통해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승리하였음을 소리 높여 선언하여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권 위원장은 "언제나 헌법재판소는 정의의 편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번 탄핵심판에서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국민이 주권자이며,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는 자명한 진리가 분명한 목소리로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준 기자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