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1절이다. 일제강점기에서 완전히 독립한 그래서 유관순 언니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그날이다. 피흘려 일궈놓은 대한민국이다.
그런 면에서 태극기집회라고 불리는, 촛불집회와는 성격이 정반대인 그것은 정상적인가.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나라를 이모양 이꼴로 만든 장본인이 어떤 것을 잘했는지 한번 되묻고 싶다.
박 대통령도 최순실에게 이용 당했다는 명분은 옆집 고양이에게나 줘라. 재벌들 겁박해서 삥(?)뜯고, 국가기밀사항을 일반인에게 맡긴 게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은 아니다.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국가 망신을 시켜도 유분수라는 얘기는 이미 지하철 노인석 어르신들의 한숨소리만 들어도 알겠다. 애국한답시고 제 몸 사리지 않고 그간 나라의 뿌리와 근간을 만든 그런분들의 한숨 소리는 지리산골짜기 사이로 부는 칼바람보다 더 깊고 매섭다. 적어도 정상적인 어르신들이니 나라 걱정에 숨 깊은 한숨을 내뿜는 것이다.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라는 한 서린 한숨인 거다.
태극기집회가 지극히 비정상적인 이유다. 태극기집회를 만들고 선동하는 이들은 태극기 앞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부끄러운 줄 모르니 안타까워 오늘같이 슬프고 경사스러운 날에 이런 글을 쓰니 비참하다.
극우파를 하려면 극우답게 해라. 쪽팔리 게 정치적으로 이용돼서 틀린 것을 옳다고 하는 허튼소리 말고. 반대로 그럼 촛불집회에 나간 이들은 극좌파냐? 누군가는 그들을 '빨갱이'라고 규정 짓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번 물어보자, 누가 더 태극기 앞에 떳떳한지. 적어도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들은 정치적이지 않다. 그곳에 간 것만으로도 정치적이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정치적이었다면 온 가족이 한마음 한뜻으로 그곳에 가질 않는다. 심지어 촛불집회는 광화문 노선을 뛰는 버스기사 아저씨들도 촛불의 마음과 한마음이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자는 게 바로 촛불집회의 의미다. 이를 왜곡해서 그 뜻을 퇴색시키는 이들이야 말로 정치적이면서 태극기 앞에 진정 부끄러운 이들이다.
조규봉 기자 c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