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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44)] 비자야 왕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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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44)] 비자야 왕 설화

글로벌이코노믹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기다'를 연재합니다.

한류문화인진흥재단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김경상 작가는 1990년부터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세계 100여곳을 방문해 지난 25년 간 세계문화유산을 카메라에 담아왔으며, 최근에는 한민족의 시원을 밝히기 위해 한·중·일에 흩어져 있는 단군의 흔적을 답사했습니다. 앞서 연재한 '고조선 시대 단군 이야기'에 이어 '한반도 삼한시대 이야기'를 김경상 작가에 의해 생생한 유적과 유물 사진으로 만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송학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청동 귀면방울, 고성박물관이미지 확대보기
송학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청동 귀면방울, 고성박물관


“인도 대륙 북동부가 고향인 한 공주가 사자와 사랑에 빠져 아들 비자야를 낳았다. 이 왕자는 행실이 불량하다고 추방당한다. 비자야는 인도땅을 떠나 추종자 700명과 함께 거북 모양의 선박에 올라타고 바다 건너 스리랑카 서부해안에 도착한다. 기원전 543년 비자야는 추종자에 의해 스리랑카 최초의 왕으로 추대되고 인도 최남부에 있는 타밀인의 판디야 왕국(Pandya Kingdom)에 왕비감을 청원, 타밀 공주 야쇼다라(Yasho dhara)를 왕비로 맞아들이고 추종자도 타밀인 하녀와 결혼한다.”

김수로왕의 설화는 “기원 42년 가야지역 9부족의 추장인 9간(干)이하 수백명이 김해 구지봉(龜旨峰)에 모여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그러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라’라고 노래하자 붉은 보자기에 싸여 하늘로부터 내려온 금합(金盒) 안에서 해처럼 둥근 황금알 여섯 개가 나왔다. 반나절 만에 여섯 개의 알은 모두 사람으로 변했는데
김수로는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사람이 돼 ‘수로(首露)’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그 달 보름에 9간의 추대로 왕위에 올랐으며, 48년 인도에서 바다 건너 온 허황옥(許黃玉)을 왕비로 삼았다.”

가야의 여러 작은 나라를 지칭하는 가라국(加羅國) 안라국(安羅國) 다라국(多羅國) 고차국(古嵯國) 자타국(子他國) 산반하국(散半下國) 졸마국(卒麻國) 걸찬국(乞飡國) 사이기국(斯二岐國) 염례국(稔禮國) 탁순(卓淳) 탁기탄(啄己呑) 등 12개 소국(小國)이름이
비자야왕과 타밀 출신 둘째 부인 야쇼다라(Yashodhara) 왕비 사이에 낳은 12자녀 이름과 일치한다.
영어로 표기하면 Kara, Anla, Tara, Kocha, Chata, Sanbanha, Cholma, Kolchan, Saigi, Yomrye, Taksun, Takkitan이 된다.

가야지역 12개 소국의 이름이 비자야 왕의 자녀 이름과 일치하는 것은 당시 가야인이 비자야 왕 이야기를 금과옥조로 삼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자야 왕 설화가 어떻게 한반도까지 전해질 수 있었을까. 산스크리트어로 ‘승리자’를 뜻하는 비자야 왕의 설화는 기원전 6세기 새로운 땅에 세운 정복왕조설화의 원형이라 동남아시아 등에 널리 퍼졌다. 당시 해양로는 동남아시아 및 중국을 거쳐 타이완(臺灣) 위쪽에 흐르는 흑조(黑潮·쿠로시오)난류를 타면 쉽게 한반도 남부와 일본 서부 해안까지 연결될 수 있어 비자야 왕 이야기가 극동아시아까지 도달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