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1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인용을 결정한 가운데 전 세계 외신들은 결정문 낭독부터 결과 발표 후 한국 국민들의 반응을 앞다퉈 보도했다.
영국 BBC는 “박 전 대통령은 이제 뇌물수수 등 부패혐의와 관련해 검찰에 기소될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
주요 외신들은 “헌재가 탄핵 타당성을 인정해 박 대통령은 즉각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다”고 전하면서 대통령 파면 자체보다 앞으로 두 달간 한국의 국내외 정세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97년 IMF사태, 2008년 리먼쇼크 등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10년 주기로 경제위기가 온다는 소문이 나돌며 ‘4월 위기설’이 예고됐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들어 한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 기미를 보이며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불황형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며 ‘원화 강세→수출 환경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특히 헌재가 정부와 재계의 유착관계 등 부정부패 자체를 단죄한 사실에 주목했다. 현직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 한국의 정치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검찰의 칼날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서 SK·롯데 등 재벌 총수들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은 그룹 사령탑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해체하는 등 경영 쇄신에 나섰지만 정경유착 의혹을 받았던 나머지 그룹 수사는 여전히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검찰이 재벌 총수 수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식을 대서특필한 일본 언론들은 “한국에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재벌 총수들에게 매스를 들이대면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 등을 단행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