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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하는 어민, 외면하는 정부, 어부지리 골재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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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하는 어민, 외면하는 정부, 어부지리 골재업계

지난 15일 전국 연안과 항포구 곳곳에서 해상총궐기대회를 열고 바다모래채취기간연장철회를 요구했다. 부산다대포항에서 어민들이 모여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수협중앙회)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5일 전국 연안과 항포구 곳곳에서 해상총궐기대회를 열고 바다모래채취기간연장철회를 요구했다. 부산다대포항에서 어민들이 모여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수협중앙회)
[글로벌이코노믹 김영삼 기자] 바닷모래 채취 중단을 외치는 어민들의 절규가 담긴 뱃고동 소리가 전국 바다를 뒤덮었다.하지만 바닷모래 채취 기간 연장을 결정한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골재와 건설업계편에 서 있는 형국이다.

이에 전국 어민들은 “이제 믿고 기댈 곳은 국민들 뿐”이라며 사상 유례없는 전국어민 해상 총궐기를 기점으로 채취반대를 위한 범국민 온라인서명 운동을 시작하며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지난 3월 1일부로 정부가 남해EEZ에서 바닷모래채취 기간 연장을 결정한 것에 강력 반발한 전국 어민들은 철회를 요구하며 15일 13시를 기해 전국어민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전국 연안과 항포구 곳곳에서 91개 수협 소속 조합원 15만명과 어선 4만 5천여척이 참여한 해상 총궐기는 사상 최초이자 역대 최대규모로 어민들의 들끓는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선 상황을 반영한 것.

정부의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모래채취 연장 결정에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전국 어민들은 이어 ‘바닷모래 채취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 사이트(http://바닷모래.kr 또는 http://바다모래.kr)를 열고 국민들과 함께 반대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어민들은 “바닷모래 채취가 계속되면 어민도 피해를 보겠지만 환경훼손과 수산물가격 상승 때문에 모든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밥상에 멸치가 사라질 수도 있는데, 건설업 살리자고 모든 국민이 피해를 감수하고 양보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나섰다.

이번 총궐기를 주도한 정연송 남해EEZ바닷모래채취대책위원장(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은 “바닷모래 채취로 생존기반이 무너져 내리는 어민들의 처절한 절규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모든 수협이 하나 되어 사상 처음으로 전국 동시 해상 총궐기를 열게 됐다”며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어민들의 절박함을 국민들께서 알아주시길 바란다”며 간곡히 호소했다.

정연송 대책위원장은 “정부는 어민들의 반발뿐만 아니라 각계 전문가와 국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바닷모래 채취를 강행하며 그 배경에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바닷모래에는 영구적인 환경훼손에 따른 손실, 어장 파괴와 수산자원 감소에 의한 어민 피해, 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발생하는 국민의 부담 증가 등 여러 가지 파급효과로 발생되는 비용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바닷모래 가격에는 이 같은 비용요인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골재와 건설업계만 이득을 보고 어민과 국민이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고착화 됐다는 것이다.

또 당초 국책용에 한정됐던 모래채취가 민수용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직후 국토부 출신 전직 공무원들이 한국골재협회 상임부회장을 맡게 된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라고 어민들은 지적하고 있다.

전국 어민들은 “바닷모래 채취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고 완전 중단과 피해해역 원상복구가 관철될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03joongb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