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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한국 유통시장 변화와 중소 유통인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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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한국 유통시장 변화와 중소 유통인의 과제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
지난날 우리는 산업혁명 이래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된 물결들을 경험했다. 지난 4반세기 동안 우리는 정보와 지식, 그리고 서로 싸우던 적대적인 이웃 나라와도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변화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세계 유통시장의 흐름도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는 기존 시장에 새로운 형태로 진입하려는 업태와 자본, 브랜드로 무장한 치열한 쟁탈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유통시장도 대부분 업태들이 성숙기와 상권 포화기에 접어들면서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고 신규 고객들을 창출하기 위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재래시장과 동네슈퍼에 함께 어울렸던 백화점에서 새롭게 진입한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새롭게 발전된 드럭스토어 등 오프라인 업태들과 지상전에서 맞붙고 있고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 등 무점포•온라인 업태 등과는 공중전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유통시장은 1989년과 1995년에 이어 외환위기를 겪던 1996년 전후 전면 개방하면서 유럽계 마크로(1996년)와 까르푸(1996년), 미국의 월마트(1998년) 등 외국의 선진 유통업체들이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원스톱 쇼핑으로 소비자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효율성과 물가안정 등 국민 경제에 기여한 측면이 부각됐고 소비자의 눈높이까지도 높여주었다. 그러나 ‘가격파괴’ 현상이 증폭되고 유통업이 공급자에게 ‘선택과 집중’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중소 유통은 피폐해지고 지역경제는 붕괴되어 갔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까르푸와 월마트는 한국시장에서 많은 이익금을 남기고는 미련도 없이 더 큰 시장인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떠난 것이다. 혹자들은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짧은 기간에 투자금액보다 많은 이익을 남기고 떠났기 때문이다.

한국 유통시장은 시장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제조업 중심에서 유통업으로 옮겨갔다. 또한 전국 상권과 개인소득의 한계점이 오면서 한정 시장에서 힘이 없는 영세업자들은 물러나고 힘 있는 강자들끼리 격돌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와 소형 유통업체들이 충돌하는 일차원적인 차원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시장과 오프라인시장이 격돌하는 양상을 보이는 등 유통생태계에서 왕좌 자리를 차지하려는 별들의 전쟁은 전면전이 되면서 한국경제의 지각변동이 예측되는 새로운 전선들이 생겨나고 있다. 비좁고 까다로운 한국 소비시장에 투자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떠난 상황에서 ‘우리들만의 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형국에는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성공 요소를 발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유통기업들도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며 정부정책도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하여 심사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경제는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면서 소비 위축과 수요의 감소, 생산 감소에서 기업 투자 감소와 지역경제의 침체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특히 서민가계는 소득은 불안정한 반면, 소비자물가와 공공요금 인상, 가계부채와 이자율까지 상승하면서 위축되고 있다. 또한 불황기에 나타나기 마련인 생필품 위주의 가격파괴 현상으로 제조업체까지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유통 기업도 정보화와 소비자가치가 변화하면서 유통생태계가 성숙되고 업태 영역이 파괴돼 죽기살기식의 출혈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증명되지 못한 점포들이 출점하여 상권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투자비는 더욱 과다해지고 수익구조는 취약해 상식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소매업태 경영과 구조적인 압박에 시달리는 우리 경제상황에서 유통산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현실은 유통 업태와 업종 간은 물론 관련단체 간에도 의식의 양극화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산•관•학•연이 따로 노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도약의 기회는 조직의 체질이 강한 자와 미리 준비하는 자에게 올 것이다. 필자는 독자적으로 3저(service, Cost, Price) 정책을 실천하는 대기업 운영시스템과는 달리 중소 유통의 경쟁력은 ‘정보 공유’와 ‘공생관계의 구축’에서 온다고 본다. 따라서 같은 목적의 사업일수록 집단화, 집중화되어야 파이를 보다 크게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중소 유통은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새로운 상품과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여 지상전과 공중전을 동시에 펼쳐야 한다. 또한 기존 인프라인 공동 물류시설과 공동 구매로 물류 효율성을 높여야 하고 관계당국과 긴밀하게 논의하여 동반성장은 물론 현장 중심의 교육 콘텐츠 제작과 보급, 교육컨설팅을 활용하여 버전을 높여야 한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