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의 한국 방문이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2016년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무슬림 관광객은 98만 명으로 2015년 77만 명 대비 33% 늘어났다. 무슬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평균보다 낮았다. 개선사항 1위로 ‘음식’이 선정된 이유는 ‘할랄’ 문화 때문이다.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앞세운 면세점‧호텔업계
갤러리아 면세점은 최근 중동 무슬림 여행사 2곳과 송객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63빌딩 내 상층부 고급 레스토랑 4곳이 지난해 하반기 한국관광공사의 할랄 레스토랑 인증 ‘무슬림 프렌들리(친화)’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호텔업계도 할랄 인증 획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강남의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의 패밀리아는 할랄 인증받은 고기를 사용한 총 10가지의 단품 할랄 메뉴를 판매하고, 롯데호텔월드의 도림도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에 인증을 받았다. 더플라자호텔은 호텔 내 중식당 도원과 일식당 무라사키, 이탈리안 레스토랑 투스카니에서 ‘할랄’ 코스 메뉴를 판다.
롯데호텔서울은 피에르가니에르, 도림, 모모야마, 무궁화, 페닌슐라 등 모든 레스토랑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판매 중인 모든 메뉴가 할랄 인증을 받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무슬림 메뉴로 제공 가능하다. 여의도의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의 레스토랑 파크카페도 무슬림 전용 세트 메뉴를 판매 중이다.
◇무슬림 특별 메뉴에 그쳐… 전문 레스토랑 부족
할랄 레스토랑 인증은 총 4단계로 나뉜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인정하는 △할랄 인증(Halal Certified), 무슬림 셰프를 고용하고 알코올 음료 판매를 하지 않는 곳에 부여하는 △무슬림 자가 인증(Self Certified), 할랄 인증 식재료를 사용하고, 관련 메뉴를 상시 판매하는 △무슬림 프렌들리(Muslim Friendly),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포크 프리(Pork Free)가 있다.
호텔업계와 면세점 업계가 전문 할랄 음식점을 낼 수 없는 이유는 실질적인 무슬림 관광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호텔업계는 무슬림 관광객만을 위해 매장에서 주류판매를 금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무슬림 관광객들이 재방문할 수 있게끔 신뢰도 높은 레스토랑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써는 위험 부담이 커서 호텔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고 밝혔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