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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32) 의령 종로식당] '대통령 국밥'으로 불리는 소고기 국밥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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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32) 의령 종로식당] '대통령 국밥'으로 불리는 소고기 국밥 유명

의령에 가면 유명한 먹거리가 있다. 바로 '의령 3미'로 불리는 곳들이다. 원조 메밀소바 다시식당, 망개떡으로 유명한 남산떡방앗간, 그리고 바로 대통령국밥으로 불리는 종로식당이다.

종로식당의 메뉴는 소고기 국밥이다. 그런데 소고기국밥 대신 '대통령 국밥'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이 먹고 간 뒤로 대통령 국밥집으로 불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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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문을 연 뒤 2대째 소고기 국밥을 오랜 시간 가마솥에서 끓여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엔 수요미식회를 비롯해 각종 언론매체에 소개될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

60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온 노포의 맛. 의령에서 따뜻한 소고기국밥 한그릇 먹는 것도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늦은 밤 쌀쌀한 초봄의 추위에는 소고기국밥이 매력적이다.

이곳 국밥의 비주얼은 대구식 소고기국밥과는 확연히 다르다. 대파는 보이지 않고 대신에 콩나물이 가득 채워진 콩나물 해장국 같다. 특히 건더기 위에 후춧가루까지 뿌려져 나온 모습이 사뭇 이채롭다.

국물의 색은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붉은 빛을 띠지만 진한 느낌이 아닌 맑은 국물이 특징이다. 소고기는 듬성듬성 썰어져 나오고 토렴은 아닌듯 밥을 먼저 담고 국물과 건더기를 담은 것 같다.

먹기도 전에 뚝배기에 담겨진 소고기국밥은 입안의 침샘을 자극한다. 국물을 한입 뜨서 입으로 넣어보니 시원한 맛이 먼저 혀 끝에 와 닿는다.

뒤따라 오는 개운한 맛과 구수한 맛 속에 살짝 숨은 듯 느껴지는 얼큰한 맛이 목젓을 타고 내려갈 때 입안이 행복해진다. 기존에 익숙하게 먹던 국물보다 살짝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 또한 매력으로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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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큼직하게 썬 소고기와 푹 고아진 국에 밥을 말아먹는 듯한 기분이 집에서 어머니가 정성껏 끓여주시던 그 맛을 느끼게 해준다. 잘 끓여진듯 국밥은 먹는 내내 잡내가 없고 한그릇 다 비울 때까지 깔끔한 맛을 유지해 주는 듯하다.

다 먹고 나서 입주위로 잔뜩 묻은 소고기 기름까지 기분 좋게 느껴진다. 평범해 보이는 듯한 국밥이었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맛은 절대 평범한 맛이 아니었다. 따뜻한 소고기국밥 한그릇 속에 어머니의 맛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권후진 맛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