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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박트리아 왕국의 황금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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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박트리아 왕국의 황금문화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72)]

글로벌이코노믹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기다'를 연재합니다.

한류문화인진흥재단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김경상 작가는 1990년부터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세계 100여곳을 방문해 지난 25년 간 세계문화유산을 카메라에 담아왔으며, 최근에는 한민족의 시원을 밝히기 위해 한·중·일에 흩어져 있는 단군의 흔적을 답사했습니다. 앞서 연재한 '고조선 시대 단군 이야기'에 이어 '한반도 삼한시대 이야기'를 김경상 작가에 의해 생생한 유적과 유물 사진으로 만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장식칼집, 아프카니스탄 박트리아 왕국
장식칼집, 아프카니스탄 박트리아 왕국
박트리아는 기본적으로 현재 아프가니스탄 북부에 있다. 그 곳은 따뜻한 날씨의 산지(山地)다. 물은 풍부하고 땅은 비옥하다. 박트리아는 이란부족 중의 하나의 고향이었다. 현대의 작가들은 종종 이 이름을 넓은 의미로 ‘중앙아시아의 모든 국가’ 명칭으로 사용해왔다.

금관총 금관의 장식으로 발견된 새 날개는 하늘을 받드는 신조(神鳥)사상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알타이 부근의 우코크 고분에서 미라로 발견된 ‘얼음공주’의 머리에 사뿐히 앉아 있는 금제 새는 오늘날까지도 우리네 솟대 위에 앉아 있는 새를 연상케 한다. 인간들이 절대자를 향해 기복행위를 할 때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매개자로서의 새에 대한 신조사상은 우리와 일본을 포함해 알타이계 민족의 보편적인 영혼관이다.

보다시피 이 모든 소재와 상징적인 장식은 금의 성산지로서 ‘금’이란 뜻의 알타이 지방을 중심으로 시베리아 동서를 관통한 고대 황금문화권의 공통유물들이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신라의 금관말고도 박트리아(현 아프가니스탄)의 시바르간에서 출토된 금관(기원전 3세기)과 알타이 지방의 이시크고분에서 나온 ‘황금인간’(기원전 5~4세기)을 들 수 있다.

역사의 여명기에 빛나는 황금으로 장식한 이 고대 황금문화 시기는 대체로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후 6세기까지의 근 1000년간을 헤아린다. 이 시기 알타이 지방에서 발생한 황금문화는 스키타이가 개척한 동방교역로를 통해 서방으로 그리스까지 전해졌으며, 알타이족을 비롯한 북방 기마민족들의 동진에 의해 신라까지를 그 영역 내에 두었다. 남만주의 요령성 일대 유적에서 ‘산’자 모양의 관을 쓴 봉황(일설은 불경 속의 가릉빈가 새) 장식이 발견되는 점으로 미루어 3세기 이후 중국 화북 지방과 남만주 일원에서 여러 나라를 세워 신라와 교류했던 선비족 부족집단들이 그 매개 구실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금관의 주요 장식의 하나인 곡옥의 경우, 이때까지는 신라 특유의 것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의미에 관해서는 맹수의 발톱 모양이니까 유능한 사냥의 상징이라느니, 초승달 모양이므로 월신사상에서 유래되었다느니 하는 등 의견이 분분하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동부 알타이에 있는 기원전 5~3세기의 파지리크 고분군 5호분의 모전 벽걸이에 새겨진 기사도가 그 해답을 주고 있다. 신좌에 앉아 있는 여인으로부터 신적 권위를 하사받는 서아시아 아르메니아 인종의 한 기사가 탄 말의 가슴과 콧등에 곡옥이 각각 한 개씩 달려 있다. 2500년 전 알타이 지방을 방문한 아르메니아 기사가 신라 곡옥의 비밀을 파헤쳐주고 있는 것이다.

동물의 태아 때 모양을 하고 있는 곡옥은 원래 생명의 상징으로서 다산을 의미하며,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 모양의 장식을 ‘가지’라고 부르면서 씨를 잘 퍼뜨리는 열매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스가 고신라보다 편년상 더 이르니 신라의 곡옥 디자인은 그리스로부터 알타이 지방을 관통하는 초원로를 통해 전해졌다고 가정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