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네이버, 실내 3D지도에 꽂혔다...깊은 뜻은?

공유
0

네이버, 실내 3D지도에 꽂혔다...깊은 뜻은?

건물내 내비게이션 등 다목적 활용...AR 광고시장도

지난달 말 네이버랩스는 사진측량기술 전문업체이자 3D지도 제작전문업체 에피폴라를 인수했다. 에피폴라가 네이버 사옥 위에서 촬영한 사진을 3D지도로 만든 모습. 네이버는 에피폴라를 1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네이버
지난달 말 네이버랩스는 사진측량기술 전문업체이자 3D지도 제작전문업체 에피폴라를 인수했다. 에피폴라가 네이버 사옥 위에서 촬영한 사진을 3D지도로 만든 모습. 네이버는 에피폴라를 1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네이버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구글은 디지털지도에 관한 한 세계최고의 회사로 꼽힌다. 지난 2004년 상장하면서 풍부한 자금력을 갖게 되자 그 해에 3개의 회사를 무더기로 사들였다. 이미 초창기에 지도의 중요성에 눈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회사가 3D영상지도 회사 키홀을 포함한 3개 지도회사였다.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우리가 접하는 모든 데이터의 90%는 지도를 기반으로 이뤄진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구글의 대항마 네이버(대표 한성숙)가 최근 들어 조용히 지도, 그중에서도 3차원(3D)지도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IT기술 발전에 따른 지도의 엄청난 파급력과 향후 전개에 대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마리는 송창현 네이버랩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일산킨텍스에서 연 서울모터쇼 미디어 간담회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생활환경지능 기술로 편리한 삶을 돕는 회사 되겠다”고 말했다. 그가 프레젠테이션 한 행사의 메인 주제는 자율주행차로 보였지만 함께 소개한 2건의 3차원(3D지도) 기술이 오히려 숨은 주제가 아니었나 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기술이었다.

송창현 CEO가 강조한 생활환경지능의 가장 밑바탕에 있는 기술이 바로 지도 기술이고 그는 이 자리에서 3D지도 기술을 자연스레 소개했다. 3차원 지도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어느 방향에서든 지도를 볼 수 있다. 이를 응용하면 스마트폰만 들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복잡한 쇼핑센터·공항·병원·대학·공공기관 등에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당연히 따라붙는 것은 무궁무진한 광고시장이다.

네이버는 올들어 공간정보산업협회에 특별회원으로 가입했다. 이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인공지능(AI)과 함께 소리없이 공을 들여온 3D지도사업이었다. 경쟁 지도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는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가진다.

네이버가 갖춘 3D지도 기술력은 실내외를 망라한다.

업계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난달 약 1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 에피폴라는 공간정보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다”고 말한다. 항공사진측량기술 분야에서 국내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김기태박사는 SK와 카카오에서도 지도사업을 이끌었고 건물밖 3D지도 제작기술력에선 국내 최고로 알려져 있다. 이로써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경 카카오가 국내 최초의 3D뷰 지도를 공개하면서 한발 뒤진 이 분야에서 만회의 기회를 갖게 됐다.

게다가 네이버는 당시에 올들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실내지도 제작용 'M1'로봇도 공개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2년간 네이버 본사 도서관에서만 가동하다가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3D실내지도 제작시용 로봇활용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의미다.
네이버가 실내지도제작 로봇 M1으로 실내 3D지도 제작과정을 시연하는 모습이 스크린에 비쳐지고 있다. 스크린 오른쪽이 M1로봇의 모습. 사진=이재구기자
네이버가 실내지도제작 로봇 M1으로 실내 3D지도 제작과정을 시연하는 모습이 스크린에 비쳐지고 있다. 스크린 오른쪽이 M1로봇의 모습. 사진=이재구기자

이강원 새한SGT대표는 “이미 미국같은 데서는 실내지도 서비스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향후 AR과 결합해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고 네이버랩스는 AR사업, 인공지능(AI)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에피폴라까지 새로이 확보했다. 기존 네이버 지도사업부와의 시너지 효과는 당연해 보인다.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는 “경쟁사들이 이 분야에 진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같은 AI 및 AR과 접목한 시장 가능성에 눈뜨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