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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기업가정신과 브랜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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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기업가정신과 브랜드의 힘

조세현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이사장
조세현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이사장
기업인으로 10년을 치열하게 보내고 난 후 우연히 강의를 시작한 지 벌써 10여년 가까이 되고 있다. 강의를 많이 해본 교수들에게 가장 어려웠던 강의를 떠올려보라면 첫 강의의 식은 땀 났던 경험을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필자에게도 10여년 전 첫 강의에서 느꼈던 학생들의 눈초리가 분단위로 기억되고 있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가졌던 각오는 상장기업 사장으로서 실전에서 쌓은 경험을 학생들과 기업인들에게 잘 전달하려는 의지가 강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니 아직도 부족함이 많음을 느낀다. 이런 부족함속에서도 남들보다 더 많이 연구하고 더 좋은 강의를 하려고 열정을 쏟았던 강의 주제는 기업가정신과 브랜딩이었다.

사업을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이를 체계화하는 기업가 정신과 기업이 진정 오래 성장하고 특별한 상징이 되고 싶을 때 공부해야 하는 브랜드에 대한 이해였다. 그 이유는 많은 창업자들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그저 장사방법이나 경영스킬을 배우고 나서 그 업에 나서는 경우가 무척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험많은 경영자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그런 방법으로는 결코 돈을 벌 수도 없을뿐더러 설사 돈을 번다해도 별 의미가 없다. 기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고객과 이 사회에 특별한 의미가 되는 것이다. 경영을 지속하려 할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도 모르고 그저 단편적인 시각아래 무모한 시도를 하는 것을 누구보다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안타까움은 더욱 깊기만 하다. 다시 말하건데 사업을 하려고 나서는 사람은 ‘왜 이 사업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분명히 세워 놓지 않으면 사업 중간에 방향이 틀어지기도 하고 누구나 겪게 되는 경영적 어려움을 겪을 때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신이 그 사업을 하는 철학을 분명히 해두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바로 브랜드를 지향하는 경영을 하는 것이다. 브랜드라는 말은 고대 노르웨이에서 왔는데, 원뜻은 바로 소유권을 뜻한다. 브랜드경영을 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한데 기업철학과 상표, 로고, 심벌 등을 고객관점에서 볼 때 조화롭게 융합한 브랜드경영을 해나가야 기업의 비재무적 자산들이 증가하고 시간이 갈수록 이 자산의 증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바로 기업의 브랜드자산이라고 한다.

삼성전자의 비재무적 자산인 브랜드가치가 60조를 넘는다는 것만 보더라도 기업이 브랜드가치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것은 경영스킬이 아니다.

업을 분명히 정의하고 자신이 왜 그 사업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기업철학을 세우고 이 기업철학을 고객들이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와 함께 브랜드경영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콘셉트를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분명할 때 기업은 고객들의 마음에 제대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콘셉트를 잘 만들려면 먼저 고객의 가치를 찾아내는 방법을 익혀두어야 한다.

고객의 가치를 찾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하지만 가장 쉬운 곳에 있다. 바로 시장에서의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행동이 왜 나왔을까를 끊임없이 궁금해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고객의 행동중에 중복된 행동이 나오고 그 중복된 행동을 파고 들어가면 고객행동의 원초적 동기가 나오고 이것을 발견할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콘셉트 구성이 가능하다.

이 콘셉트는 주로 마케터들이 즐겨 쓰는 용어이지만 중소기업인들에게 콘셉트만큼 낯선 용어도 없다. 많은 중소기업인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사업 아이디어가 곧 콘셉트인 줄 안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이나 구상인 반면 콘셉트는 인간이 감각으로 경험한 내용을 언어로서 붙잡아 놓는 것이다. 이러한 콘셉트가 분명하고 잘 잡혀 있어야 비로소 인정한다. 고객의 고개가 끄덕여질 때 그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의 마음을 보다 쉽게 사로잡을 수 있다.

기업가 정신과 브랜드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마음을 꿰뚫어 볼 줄 아는 일이관지의 힘이다. 고객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고객의 마음 속을 존경하고 관찰하라. 이것이 오래 살아남는 힘이다.
조세현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