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111엔대 미궁에 빠진 엔화… 투자자들 “엔화 살까? 달러 살까?”

공유
1

111엔대 미궁에 빠진 엔화… 투자자들 “엔화 살까? 달러 살까?”

‘러시아 스캔들’ 장기화 불가피… 시장의 관심은 美 6월 금리인상에
엔화환율 ‘러시아 스캔들’ ‘6월 금리인상’에 달려

미국의 정치 리스크가 확대되며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6월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달러가 조만간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안전자산인 엔화는 '러시아 스캔들'과 '6월 금리인상'이라는 미국발 리스크의 늪에 빠져 111대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정치 리스크가 확대되며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6월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달러가 조만간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안전자산인 엔화는 '러시아 스캔들'과 '6월 금리인상'이라는 미국발 리스크의 늪에 빠져 111대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지난해 미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팀에 로버트 뮐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임명되면서 ‘러시아 스캔들’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검 수사를 위해 인력을 갖추고 조직을 구성해 예산을 배당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의 비리 사건 수사 과정을 봤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4년간 사건이 종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금융시장에서는 “당장은 러시아 스캔들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언제 어떻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러시아 스캔들에만 집중하기보다 6월로 예정된 미 금리인상과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경제지표를 주시하는 편이 낫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리스크에 급락세를 보였던 뉴욕증시가 경제지표 호조로 하루 만에 반등한 것을 보면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6.09포인트(0.27%) 상승한 2만663.02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89포인트(0.73%) 상승한 6055.13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69포인트(0.37%) 오른 2365.7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침체된 뉴욕증시를 끌어올린 것은 미국의 긍정적 경제지표였다.

5월 중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는 38.8을 기록했다. 전월의 22.0보다 16.8%포인트 상승했고 시장 예상치인 18도 크게 웃돌았다.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뉴욕제조업지수와 함께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를 선행하는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실업보험청구자 수(13일까지 1주일)도 전주보다 4000건 줄어든 23만2000건으로 3주 연속 감소해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음을 나타냈다.

6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74% 반영했다.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일주일 전 83%였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 리스크가 확대되며 전일에는 6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예정된 6월 13~14일 이전에 또다른 트럼프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연준의 긴축기조에 대한 평가가 바뀔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61% 내린 14.56을 기록했다”며 “최근 주식시장의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에게 채권시장과 비슷한 안정감을 줬지만 VIX 급등은 상황이 반전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엔화 시세는 여전히 미궁 속에 빠졌다. 미국의 정치 리스크 우려에 안전자산인 엔화를 사는 투자자와 금리인상 후 달러 강세를 노리고 달러 매수·엔화 매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전 거래일 대비 0.06엔(0.05%) 하락한 달러당 111.33엔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며칠 내에 달러당 110엔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결국 엔화가 강세를 보일지 약세로 돌아설지 여부는 ‘러시아 스캔들’과 ‘연준의 6월 금리인상’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