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군중과 격분한 의회의원들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브라질 오 글로보(O Globo) 보도에 따르면 테메르가 수감된 하원의장에게 뇌물을 전달하도록 용인하는 내용의 발언이 비밀리에 녹음됐다. 육류 포장업체인 JBS를 운영하는 두 형제가 사법거래의 하나로 해당 녹음테이프를 검사에게 제출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관련설을 부인하고 사임을 거부함에 따라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자산가격 급락
테메르 대통령의 불법자금 연루설이 폭로된 후 개혁 추진 리더십의 약화로 구조개혁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자산가치가 급락했다. 이날 이보베스파상파울로거래소(Ibovespa Sao Paulo Stock Exchange) 지수는 8.80% 하락한 61,597.05포인트까지 떨어졌다.
또한 브라질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헤알화 환율 역시 7.5%(0.29670헤알) 떨어진 달러 당 3.3685헤알이다.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원화 대비 헤알화는 7.49%(27.03원) 떨어진 334.07원까지 떨어졌다.
◆ 단기적으로 브라질 자산가격 약세 불가피
하루 사이에 투자심리가 급변함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이 브라질 자산매각에 나서고 있어 헤알화 환율이 폭등했다. 원헤알화 환율은 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CDS금리가 급격히 높아졌지만 이는 브라질의 부채상환능력(디폴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되면 상당부분 정상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몇 개월간 기준금리를 계속 인하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여파로 인하폭이나 시기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생겼다. 이달 말에 있을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여부와 인하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향후 브라질 정치와 구조개혁 방향성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 부장은 “향후 브라질 정국은 세 가지 방향으로 점 칠 수 있다. 첫째는 테메르 대통령이 스캔들을 무마하면서 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는 방향, 두 번째는 스스로 사임하거나 탄핵 이후 30일 이내 의회의 간접선거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 세 번째로는 테메르 대통령이 버티면서 혼란만 가중시킬 가능성 등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상황과 시장 반응으로 볼 때 두 번째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새로운 임시정부가 들어선다면 이는 의회를 주도하고 있는 중도우파가 정권을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개혁을 추진하던 동력이 약화되고 개혁의 적절한 타이밍(2017년 임)을 놓치면서 연금개혁 등 구조개혁이 2018년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브라질 경제의 기초체력 개선되고 있으나 변동성은 불가피
그러나 브라질 인플레이션 하락과 경기지표 개선, 글로벌 경제의 회복 추세 등 과거 대비 경제 펀드멘탈이 개선됐기 때문에 지난 2013년과 2015년과 같은 위기가 반복될 상황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2015년의 경우 페트로브라스 부패스캔들, 마이너스 경제성장, 높은 인플레이션, 환율상승(헤알화 가치하락), 세계 최고의 기준금리 등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불경기였다.
앞으로 테메르의 거취와 리더십의 변화 등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력이 복구되는 과정에서 금융자산가치의 약세와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M&A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