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했다. 역대 최대(1060원) 상승 폭인 이번 인상은 2007년 12.3% 인상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상승이다. 이를 적용하면 월 최저임금이 약 157만3000원이 된다.
반면 또 다른 편의점 알바생 배모씨(20)는 “솔직히 어려운 일은 아니라서 임금 인상이 과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친구들이랑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일 하지 말고 차라리 알바를 하는 게 낫겠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은 사람이 사람답게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다. 하지만 최저임금 노동자 가구는 최저한의 생계를 꾸리는 것조차 버거운 게 현실이다. 1인 가구 남성노동자의 표준 생계비(월 219만원)를 토대로 최저임금이 1만원은 돼야 주 40시간 근로기준으로 월 소득이 209만원이 돼 기본 생계가 보장된다. 그렇다 보니 최저임금 노동자 가구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고, 소비가 줄어들면 경기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소득을 늘려 소비 진작으로 경기를 선순환 시키겠다는 정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최저임금 1만원은 단순히 시급 액수가 아니라 사람답게 살 권리를 상징 한다”면서 “경제적 효과 면에서도 당장 내년도부터 경제성장률을 더 높이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최원기 알바노조 대변인은 “아직 최저임금 1만원에 못 미치기 때문에 기뻐하기는 이르지만 숨통이 확 트일 만큼 오른 것 같다. 최저임금이 인상돼도 표준 생계비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