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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KDB생명 올 6월 말 지급여력비율 128.04%… 증자 시급하나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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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KDB생명 올 6월 말 지급여력비율 128.04%… 증자 시급하나 ‘사면초가’

2000억~3000억원 상당 증자해야… 산업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가 경영위기 초래 지적도

그래픽=노혜림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노혜림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KDB생명보험이 120%대의 RBC(지급여력) 비율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DB생명의 올해 6월 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은 128.04로 예전에 금융감독원이 권하는 RBC 150% 수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14년까지는 RBC 비율 150% 미만의 보험사에 대해서는 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금감원 규정상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져야 경영개선권고 등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지만 업계에서는 RBC 비율이 150% 이상 유지가 관행이라 할 수 있다.

금감원은 2014년 이후부터는 RBC 비율이 150% 이하의 보험사에 대해서도 그다지 큰 제동을 걸고 있지는 않다.

KDB생명은 2016년 말 125.68%, 올해 3월 말 124.35%의 지급여력비율을 기록했으나 금감원으로부터 재무건전성에 대해 지적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더 이상 증자를 늦출만한 상황이 아니다.

KDB생명은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보험료수익 1조6078억원, 영업이익 -373억원, 당기순이익 -32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보이면서 자본을 계속 까먹게 되면 자칫 RBC 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금감원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010년 195.13%, 2011년 184.25%, 2012년 182.05%, 2013년 171.54%, 2014년 208.43%, 2015년 178.49%로 그동안 150% 이상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상황이 급변하면서 RBC 비율이 추락하고 있으나 신임 산업은행장 인사와 맞물리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를 유지해 왔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해 왔는데 지급여력비율 조차 부실한 KDB생명에 눈독을 내는 회사는 없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누군가 ‘총대’를 멜 처지도 못된다.

신임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KDB생명의 증자문제를 최종 결론내겠지만 현재로선 전임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마무리하지 못한 금호타이어 매각과 대우건설 매각 등 현안이 수두룩하게 놓여 있다.

KDB생명은 재무구조가 더 이상 악화되기 전에 증자가 시급하나 누구하나 제대로 신경을 써주지 못하는 ‘사면초가’에 놓여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이 연내 증자를 하지 못할 경우 RBC 비율이 마지노선인 100% 보다 낮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DB생명은 최근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고 RBC 비율 악화를 막기 위해 신규 투자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재무구조를 건전화하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나서기 위해서는 2000억~3000억원 상당의 증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대규모 증자를 실시해 RBC 비율을 200%대로 끌어올린 후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증자 후에도 KDB생명의 경영이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한편으론 보험 전문성이 결여된 산업은행 출신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면서 경영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DB생명의 안양수 대표이사와 권영민 총괄부사장도 산업은행 출신이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