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제강의 성능변조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 항공기 부품 업체가 중국에서 제조한 불량 부품을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하고 있는 '상하이 무그 컨트롤 시스템(Shanghai Moog Control System)'은 미국 비행 제어장치 메이커 '무그(Moog.Inc)'의 자회사로 미국 항공기 대기업 보잉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모회사인 무그는 상용기와 군용기의 비행 제어 시스템 공급 업체다.
이번 사건은 중국의 항공기 부품 공급 업체가 상항이무그에 불량 부품을 납품하고, 이는 또다시 미국 '무그(Moog.Inc)'로 건너가 보잉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때 중국 부품 업체는 제조 과정에 결함이 있는 부품을 납품하고 관련 서류를 위조했으며, 무그가 인증하지 않는 공장에 하청을 의뢰했다고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내부 보고서는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이 정보 공개 제도를 이용하여 입수한 2016년 11월 4일자 내부 보고서는 전체 9페이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FAA는 이 가운데 영향을 받는 부품 273개가 미국 항공기 대기업 보잉의 여객기 777기의 날개 부분과 스포일러라고 불리는 착륙 시 감속장치에 장착되어 있다고 폭로했다.
내부 보고서는 장착된 기체 수는 명시하지 않았으며, 문제의 부품 명칭 및 장착된 시기를 특정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FAA와 보잉, 무그는 보고서에서 항공기의 안전성에 영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의 문의에 대해서도 이메일로 비슷한 답변을 보냈다.
FAA와 보잉, 무그가 인정한 만큼 이번 사태로 당장 안전성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항공기 산업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중요한 부품 공급의 추적성 및 부품의 품질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