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세그윗2X 하드포크가 취소된다는 소식이 발표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7776달러(약 866만원)까지 급등하며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그리고 투기적인 가격 변동에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와 함께 분열 소동으로 비트코인골드(BTG)가 탄생하는 등 각종 화제를 몰고 다니며 시장에서의 비트코인에 대한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PwC 보고서 'Global Top 100' 랭킹에 따르면 2017년 3월말 시점에서의 글로벌 기업 시가 총액 순위 톱 100에 랭크된 기업은 그 규모가 880억달러(약 89조4400억원) 이상이었다. 따라서 단순한 수치 하나만으로 비트코인의 시장 규모가 이미 톱 100에 동참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 시장 규모 1230억달러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자랑하는 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는 기록이다. 커피 카페 체인을 글로벌하게 전개하는 스타벅스의 시가 총액은 약 818억달러,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는 약 900억달러, 미국 금융 대기업 골드만삭스는 약 930억달러로 비트코인의 뒤를 쫓는 꼴이 됐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기세를 보여주는 비트코인의 다음 타깃이 되는 대상을 살펴보면, 시가 총액이 1300억달러(약 145조3400억원)를 넘는 기업으로 맥도날드(시가 총액 1326억달러)와 보잉(1580억달러) 등 글로벌 기업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지금까지 보여준 시장 규모 확대 속도를 감안하면, 이들 전통 글로벌 기업의 뒤꿈치는 "이미 시야에 들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콘스탄시오 부총재가 그 거친 가격 변동에 대해 비트코인의 통화로서의 역할에 의문을 나타내는 등 가상화폐에 회의적인 시각이 아직도 뿌리 깊다. 하지만 그 존재감은 시장 규모의 확대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동시에 그 규모가 누구나 아는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바꿀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