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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모르는 중국 휴대폰 업체 '트랜션', 삼성 제치고 아프리카 시장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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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모르는 중국 휴대폰 업체 '트랜션', 삼성 제치고 아프리카 시장 '제패'

브랜드 철학 'Join & Enjoy'로 저렴한 가격, 동급 최강 안정성·유행성 통신기기 제공

트랜션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하면서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저가 휴대폰을 제조하는 전략으로 아프리카 시장을 제패했다. 자료=트랜션이미지 확대보기
트랜션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하면서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저가 휴대폰을 제조하는 전략으로 아프리카 시장을 제패했다. 자료=트랜션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튼튼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중국의 트랜션(Transsion, 传音) 홀딩스가 올해 삼성을 제치고 아프리카에서 판매량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우뚝섰다.

21일(현지 시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트랜션은 2017년 상반기 아프리카 휴대폰 시장에서 피처폰을 중심으로 5000만대를 넘게 출하해 삼성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스마트폰 출하량도 약 1100만대에 달한다고 재경신보(财经新报)가 21일 전했다.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트랜션은 홍콩에서 2007년 설립된 '아이텔모바일(Itel Mobile)' 등의 브랜드로 휴대전화를 생산하고 있다. 아이텔모바일은 모빌리티 솔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혁신적인 브랜드로, 'Join & Enjoy'라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동급 최강의 안정적이고 유행하는 통신 기기를 제공함으로써, 아프리카 시장과 인도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

사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트랜션과 아이텔 브랜드에 대한 명성은 그리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트랜션의 전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은 삼성과 애플, 화웨이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저가폰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치기 때문에 판매 총액으로 따지면 13위에 머무는 정도다.

그리고 트랜션은 최근 인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어,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시장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의 데이터에 따르면, 트랜션의 아이텔 휴대전화는 2016년 출시 이후 인도 휴대전화 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차지해 3위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트랜션은 기존 업체들과는 색다른 길을 선택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하면서,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저가 휴대폰을 제조했다. 예를 들면, 여러 개의 SIM 카드 슬롯을 만들고, 카메라의 소프트웨어도 흑인들의 짙은 피부색을 캡처하는데 편리하도록 개선했으며, 스피커는 아프리카 인이 좋아하도록 저음을 강하게 낼 수 있도록 개선했다.

트랜션의 창업자이자 CEO인 주쟈오장(竺兆江)은 "올해 아프리카에서의 판매 대수는 1억대를 돌파하고, 매출은 200억달러(약 21조814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애플과 삼성 제품을 구입하는 고소득자를 타깃으로 하지 않는 전략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1억2000만대의 휴대폰을 수출함으로써, 수출 물량으로 환산했을 때 중국 최대의 휴대전화 수출업체임을 강조했다. 다만 제품이 워낙 저렴해 이익률은 경쟁 업체를 밑돌고 있다며, "화웨이가 더 높은 이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숫자로는 우리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