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뉴욕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이 시각 90.436 USD를 기록하고 있다. 전일 대비 0.538 포인트, 비율로는 0.59% 떨어진 것이다.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6개 세계 주요 통화는 유럽연합 유로, 일본 엔, 영국의 파운드 스털링,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그리고 스위스 프랑 등이다. 통화별 반영 비율은 그 나라의 경제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중국 위안화나 우리나라 원화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달러 인덱스의 기준연도는 1973년이다. 1973년 연 평균 가중평균 환율을 100으로 잡고 달러 가치가 이 선보다 올라가면 100 이상으로 계산한다. 반대로 달러 가치가 1973년보다 떨어지면 달러인덱스는 100 아래로 내려간다.
달러인덱스는 최근 3년여 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0%가량 추락해 2003년 이래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으며 올해 들어서도 약 1.4% 떨어졌다.
이 시간 현재 달러인덱스는 90.436 USD다. 1973년도에 비해 10% 이상 추락했다. 달러 가치가 폭락해 있음을 보여준다.
1년 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만 해도 달러인덱스는 100 내외였다. 취임식 직후에는 104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러던 것이 90으로 떨어졌으니 최근 1년간 미국 달러화 하락세가 심상치 않음을 잘 알 수 있다. 이런 속도라면 달러인덱스 90선 붕괴도 이미 카운트다운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는 곧 그 나라 돈의 값인 만큼 금리가 오르는 나라의 통화가치도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최근 미국의 높은 성장률과 잇단 연준의 금리인상 등을 감안하면 미국 달러가치는 올라가는 것이 이론적으로 합당하다고 할 것이다. 올라도 크게 올랐어야 한다.
그런데 나타난 결과는 그 정반대였다. 오히려 달러 가치가 추락한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온 셈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투자자들은 헷갈리고 있다.
달러의 가치 하락은 그 반대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원화에는 가치 상승 압력으로 다가온다. 최근 1년간 우리나라 원화가 평가 절상된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이 달러 약세에 있다. 원화 가치의 평가 절상은 곧 달러 당 원화 환율의 하락을 의미한다. 최근 연이은 원화 환율의 하락은 이처럼 달러화 가치의 이상 하락과 엇물려 있다.
미국 최고의 경제언론인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특집기사에서 올해도 달러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 원화 환율은 올해도 미국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목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달러 가치 하락의 이유다.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 이유를 유럽 경제의 강력한 회복과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서 찾고 있다.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렵의 회복세가 미국을 압도하고 있어 미국 달러와 유럽 유로 또는 영국 파운드화의 거래에서는 유럽 유로와 영국 파운드가 미국 달러에 비해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 유로와 영국 파운드화가 강세가 되면 그 반대 관계에 있는 미국 달러는 가치 하락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금리 인상에 있어서도 미국보다는 유럽 쪽의 인상 폭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올라가면 이 역시 유럽 통화의 강세와 미국 달러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 전문가들은 달러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달러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도 달러 약세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무산되면 이는 또 유로화와 엔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대규모 감세 정책 또한 미국의 재정적자를 늘려 결과적으로 달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감세는 해외 자본을 끌어들여 단기적으로 달러를 강세로 만드는 요인이지만 재정적자가 심화되면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오랫동안 지속된 달러 랠리 약발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2011년 저점에 비해 25%가량 올랐는데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더 많이 오른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런 만큼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변수는 미국 연준의 선택이다. 당초 기대치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 경제성장 속도보다 금리 인상 폭이 더 빨라지면 달러 가치가 오를 수도 있다.
김대호 기자 yoonsk8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