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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지 규제 본격화… 강남 재건축 조합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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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지 규제 본격화… 강남 재건축 조합 ‘패닉’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
정부가 최근 서울 집값 상승 이유를 투기 수요 때문이라 진단하고 재건축 단지를 향한 규제의 칼날을 더욱 매섭게 갈고 있다. 정부의 강한 의지에 강남 재건축 조합은 ‘패닉’에 빠졌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서울에서 거래된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 갭투자 등 투기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진단하고 부동산 거래 과정의 불법행위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현장 점검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가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주택 거래 시 제출하도록 돼 있는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작년 10월 서울에서 이미 임차인이 있는 주택을 매수한 경우는 전체 거래의 38.6% 였지만 2개월 후인 12월엔 59.6%로 급증했다. 이를 계속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겠다는 매수자의 비중도 22.0%에서 39.5%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국토부는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 갭투자 등 투기 목적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해 기존 조치와 새로 시행될 조치를 엄히 적용할 것이라며 주택시장의 단기 투기 수요 억제 의지를 관철했다.

국토부의 투기 수요 억제 칼날이 향해 있는 곳은 강남 재건축 단지다.

국토부는 최근 강남 모 재건축조합에 부동산 과열 지역 현장점검과 관련한 추가 서류 제출을 요청했다. 국세청도 서울 강남 등 주택가격 급등 지역에서 아파트를 산 532명을 탈세 혐의자로 지목하고 추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안전진단, 내구 연한 등 재건축 관련 제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재건축 연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사단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위반 등의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적법한 행정처분을 내리고 사안에 따라 검찰이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재건축 단지 초과이익환수제 역시 강남 재건축 단지를 옥죈다.
국토부가 조합 설립이 완료된 서울시 주요 재건축 아파트 20개 단지(강남 4구 15곳, 기타 5개 단지)에 대해 재건축 부담금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조합원 1인당 평균 재건축 부담금이 평균 3억7000만원 내외로 추정됐다. 강남 4구의 경우 평균 4억4000만원으로 약 20% 높게 추정됐다.

특히 가장 많은 부담금을 내는 단지는 8억4000만원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특히 관리처분인가 신청에 실패한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 잠실주공5단지의 예상 부담금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강남 한 공인중개업자는 “조합원들과 매수자들의 전화가 많았다”면서 “당초 예상 금액보다 몇 배나 많은 부담금이다. 지금 이 계산이 맞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을 자꾸 때리니까 반사이익을 누리는 곳도 생긴다.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다른 지역 재건축 단지 가격이 지금 조용히 오르고 있다”면서 “너무 큰 폭탄이 떨어져서 강남이 주춤하긴 할 것 같다. 그러나 수요는 결국 다시 돌아올 테니 결국 풍선효과만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재건축부담금 제도의 본격 시행에 따른 업무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건축부담금 업무 메뉴얼을 마련해 이달 중 지자체에 배포할 계획이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