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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장수 기업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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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장수 기업의 꿈

조용민 코니카미놀타 본부장
조용민 코니카미놀타 본부장
먹거리와 삶의 주거 공간이 확보되고 의료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구 절벽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개인의 삶의 기간은 100세까지 늘어가고 있다. 반면 기업들의 수명은 어떨까. S&P(글러벌투자기업)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세계 기업들의 평균수명은 1960년대에는 60년 수준에서 2000년대에는 25년 수준으로 계속적으로 줄어 들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한 기업이 창업을 해서 성장 과정을 통해 소멸하기 까지의 기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이유가 무엇일까.

장수하고 있는 지금의 기업들은 창업주가 창업했던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경영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오랜 기간 기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창업시의 사업모델을 모태로 하여 확장 재생산이라는 과정을 통해 진화하거나 새로운 아이템들을 추가하여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노력들을 끊임없이 실행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표기업들을 보면 IBM(정보통신), 코가콜라(음료), 네슬레(음료), P&G(생활건강) 등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지멘스(인프라, 에너지, 헬스케어) 등과 같은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변신을 도모하며 기업의 생존을 이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일 것이다.

장수기업들은 어떻게 변화 무쌍한 시장과 고객 그리고 경영환경 속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기업 생존에 있어서 다양한 변곡점들을 어떻게 이겨내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금융 환경 등의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어떻게 길을 찾고 개척해 나아갔는지에 대해서 그들의 경영방식을 학습하고 모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기업의 생존을 위한 변화에 있어서는 말이다.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우선 내부적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이듯 우리 조직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내부 조직원들일 것이다. 그들이 비록 내부에서는 평범한 멤버 중의 한 명으로 취급 받을지는 몰라도 외부적으로 그들이 활동하는 산업분야에서는 전문가라 불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내부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실천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 이것이 조직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시작이다.

더불어 외부시각으로 내부를 바라보는 객관적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항목일 것이다. 외부 환경 변화가 우리 조직에 미치게 될 요소들에 대해서 그것이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에 대한 감각적 감지 기능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상황에 안주하거나 과거의 성공에 취해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것이 자명한 일이다. 또한 좋은 기회가 온다고 해도 그것에 대한 판단을 잘못하거나 붙잡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감각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변화와 혁신은 실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도전을 끊임없이 시도해 왔던 개인이나 조직이 있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이러한 도전들은 기존의 방식(Legacy Way)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토대로 과감하게 질문하고 분석하고 가설을 세워 철저하게 실행하고 실패와 보완을 반복적으로 거쳐 나가면서 완성적인 형태의 변화를 얻게 된다. 변화의 초기에는 반대급부적인 것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고 처절한 좌절을 맛볼 수도 있다. 현재를 지키고자 하는 힘과 속성이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강한 반대는 향후 더 큰 열매와 결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혹한의 추위 속에서도 붉거나 혹은 하얗게 핀 동백꽃처럼 그 가치는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것, 도전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힘이 변화와 혁신에서 중요하다 할 것이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 1등으로 살아간다는 것, 존경 받는다는 것,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것,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투명하다는 것의 조건들을 비교적 잘 지키고 있는 기업들을 우리는 장수기업이라 부른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그들이지만 아마도 내부적으로는 그들의 고유한 기업 문화를 만들고 지켜나가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고를 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향후 예전처럼 승승장구하며 빅(Big) 성장을 하는 기업이 나오기 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도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꿈을 꾸며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조용민 한국HR협회 HR칼럼리스트(코니카미놀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