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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박사 추석 이야기, 월병과 송편의 차이… 미래 지향의 한국인 vs 양귀비 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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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박사 추석 이야기, 월병과 송편의 차이… 미래 지향의 한국인 vs 양귀비 중국인

한국의 반달모양 송편이 미래를 기원하는 것이라면 중국의 보름달 월병은 여인과 함께 오늘을 즐기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의 반달모양 송편이 미래를 기원하는 것이라면 중국의 보름달 월병은 여인과 함께 오늘을 즐기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추석이 되면 우리 나라에서는 송편을 먹는다.

송편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삼국시대의 송편이야기이다.

백제 마지막 왕인 의자왕 때 궁궐 땅 속에서 거북등이 하나 올라왔다.

그 등에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이라' 라고 쓰여 있었다.

의자왕이 궁금하여 점술사를 불러 물어보았다.

점술사는 '백제는 만월이라 이제부터 서서히 기울기 시작한다는 것이고, 신라는 반달이기 때문에 앞으로 차차 커져서 만월이 될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역사의 시운이 신라로 기울었다는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점술사의 예언대로 신라가 백제를 물리치고 삼국을 통일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반달모양의 송편이 앞으로의 운세을 뜻하게 되었다.

앞낲을 위해 동그란 송편보다는 반달모양의 송편을 빚어 먹는 풍습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추석때 동그란 모양의 월병을 먹는다.

반달모양의 송편은 중국에 아예 없다.

중국 월병 역사는 고대 은나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전에도 월병은 중국인들과 함께했다.

은(殷)나라 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사서에 '태사과자'(太師餠)란 떡이 언급되어 있다.

제사를 지낼 때 상에 올리던 음식이다.

월병이라는 표현은 없지만 전후좌후 문맥으로 미루어 오늘날 월병의 기원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중국에서는 이 태사과자를 월병의 시조로 본다.

이후 한나라의 장건이 비단길을 열고 서역을 다녀오면서 깨와 호두 등을 들여다 월병 소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호두 소로 만든 월병을 '호병'(胡餠)이라고 불렀다.

당나라 때에는 이 호병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직업까지 생겨났다.

월병 만드는 전문직의 이름이 '병사'(餠師)다.

당나라 장안의 거리에는 호병 가게도 있었다.

당 현종때의 일이다.

추석날 밤 달빛 아래에서 현종이 양귀비와 함께 호병을 먹고 있었다.

그때 현종이 호병의 이름에 문제를 제기한다.

호병의 호자가 오랑캐를 연상케한다며 투덜거린 것.

밝은 달을 바라보며 닭의 정취에 흠뻑 젖어있던 양귀비가 자신도 모르게 "월병"이라는 말을 부지불식간에 내뱉었다.

전설같은 이야기다.

진실여부야 어찌되었던 중국인들은 지금도 월병을 가장 아름다운 미인이 만들어낸 이름이라고 믿고 있다.

그로부터 호병은 월병으로 바뀐다.

월병은 곧 양귀비의 작명인 것이다.

당시 월병은 지금보다 훨씬 컸다.

혼자서는 다 먹기 어려울 정도다.

온 가족이 모여앉아 함께 먹는 음식이었다.

명절용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월병의 둥근 모양이 가족의 둥글 둥글한 화목을 상징한다하여 원병이라고도 한다.

소병(小饼) 또는 월단(月团)으로 불리기도 했다.

우리의 송편과 중국의 월병은 추석때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비슷한 것 같지만 그 속에 담고 있는 역사와 정서는 크게 다르다.

한국의 송편이 미래를 기원하는 것이라면 중국의 월병은 여인과 함께 오늘을 즐기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