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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양식품 대박나도 늘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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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양식품 대박나도 늘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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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김혜림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혜림 기자] 라면업계 만연 꼴찌 삼양식품. 물론 3, 4위 싸움이 치열했지만 역사에 비해 삼양식품의 성장은 늘 뒷걸음이었다. 그런 삼양식품이 모처럼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매출이 상승했다. 외국에서도 난리가 났다. 맛있다는 평가 일색이다.

미국 ABC뉴스는 5일(한국시간) "전 세계인들이 불닭 라면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의 인스턴트 라면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불닭 라면 챌린지에 등장한 인스턴트 라면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제품의 인기는 회사 매출로 이어졌다. 삼양식품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 2493억 원과 영업이익 310억 원, 당기순이익 25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와 52% 증가했다.

수출실적에서도 호조를 보였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2억 569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으며 수출 국가도 60개국에서 76개국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수출실적 호조에 식품업계 최초로 2억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수출의 탑은 수출 증대에 기여한 기업에 주는 상으로 1년간의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삼양식품 직원들의 노력이 일궈낸 성과다. 오랜 역사에도 늘 제자리 혹은 마이너스 성장 뒤엔 오너의 경영리스크가 컸다. 오너리스크는 회사 경영에 늘 악영향을 미쳤고, 잘 나갈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를 걷어찼다. 삼양식품이 이대로 망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 적도 있다.

삼양식품 전인장 전 회장과 김정수 사장 부부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포장 박스와 식품 재료 가운데 일부를 자신들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처럼 속여 회삿돈 50원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여기에 김 사장은 페이퍼컴퍼니 직원으로 근무한 것처럼 위장해 월급 4000만 원을 받아왔으며, 회삿돈을 자택 수리비 등 개인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 회장은 30억원 가량의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오너가 경영은 뒷전이고,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했다.

신제품이 대박 난 배경 뒤엔 직원들의 노력이 존재한다. 직원들 노력을 헛되이하는 오너에게 그 어떤 비전도 희망도 없다.


김혜림 기자 hr07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