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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김의겸 대변인 사퇴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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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김의겸 대변인 사퇴가 맞다

흑석동 부동산 매입 투기 목소리 높아, 야당은 대통령 사과까지 요구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옛날에는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정부 대변인이 있었다. 지금은 없어진 공보처장관이 그 자리였다. 청와대 대변인은 차관급, 정부 대변인은 장관급이었다. 청와대 대변인이 차관급이었지만 힘은 더 막강했다.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모시기 때문이었다.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자리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자리로 여겨졌다.

보통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인 가운데서 많이 발탁했다. 기자에게도 최고의 영예였다. 옛날에는 언론사 사장 등 임원급들이 가기도 했으나 점점 내려와 부장급이나 논설위원 중 발탁되기도 했다. 지금 청와대 대변인은 1급 비서관에 해당된다. 그전에는 홍(공)보수석이 대변인을 겸직했다. 대변인은 대통령을 제일 많이 수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대통령 가는 곳엔 대변인이 항상 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몇 차례나 수행했느냐에 따라 실세의 개념을 매기기도 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그와 다르다. 그래도 대통령의 신임을 받지 않고서는 대변인을 맡을 수 없다. 대변인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 흑석동 부동산 투자 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김의겸 대변인도 그렇다. 기자 시절에 썼던 칼럼이나 기사 등과 너무 달라 비판을 받고 있다. 가진 자를 비판했던 사람이 바로 김의겸이다.

김 대변인의 해명도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제 나이(56)에 나가서 또 전세 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했다. 성난 여론에 부채질한 셈이다. 이 같은 발언은 서민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울 수 있어서다. 청와대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 대변인을 각별히 신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불똥이 튈까 경계하는 기류도 읽힌다. 벌써부터 야당은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김 대변인에게 청와대 관사를 제공한 것이 빌미가 됐다고도 볼 수 있다. 수석급 이상 가운데도 대통령 비서실장만 관사가 제공된다. 그동안 대변인은 관사가 제공되지 않았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지방(충남 공주) 출신이라 숙소를 제공했었다. 박 전 대변인은 관사에 혼자 머물렀다. 김 대변인은 아예 온 가족이 이동해 살림을 차렸던 것. 먼저 살던 전셋집도 청와대와 가까운 옥인동에 있었다. 굳이 관사를 제공할 이유가 없었다.

김 대변인은 전셋돈 4억8000만원을 종자돈으로 삼아 상가 건물을 샀다가 호되게 회초리를 맞고 있다. 본인은 노후를 대비해 매입했다고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투기에 가깝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은 시세차익만 최소 10억원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래서 월 수백만원의 이자를 부담하면서도 매입을 강행했는지 모르겠다.

김 대변인에 대해 사퇴의 목소리가 높다. 아마 버티기 힘들 것으로 본다. 대통령의 입이라서 더욱 그렇다. 청와대도 곤혹스러울 터. 대변인이 자기 일을 대변해야 하는 까닭이다. 과욕은 금물이라고 했는데.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