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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아람코, 로열더치셸 합작사 'SASREF' 지분 50%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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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아람코, 로열더치셸 합작사 'SASREF' 지분 50% 인수

지배권 확보, 정제 및 화학 능력 확대…석유 의존도 탈피와는 반대의 길 '자충수' 우려

사우디 아람코가 로열더치셸과의 합작으로 국내에서 설립·운영 중인 'SASREF'의 지배권을 완전히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SASREF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 아람코가 로열더치셸과의 합작으로 국내에서 설립·운영 중인 'SASREF'의 지배권을 완전히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SASREF
세계 최대의 석유생산 기업으로 알려진 사우디 아람코(Aramco)가 영란계 합작 정유사 로열더치셸과의 합작으로 사우디에서 설립·운영 중인 'SASREF(Saudi Aramco Shell Refinery Co.)'의 지배권을 완전히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 시간) 발표된 양측의 공동 성명서에서는, 이번 합의는 아람코의 다운스트림(downstream) 운영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아람코가 로열더치셸 지분 50%를 6억3100만 달러(약 7198억 원)에 매입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분 인수는 올해 말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람코의 다운스트림 부문의 수석 부사장인 압둘라지즈 알-주다이미(Abdulaziz al-Judaimi)는 이날 성명에서 "사우디 아람코가 완전한 소유권을 가짐으로써, 성장하는 다운스트림 포트폴리오에 정유 공장을 통합할 것"이라며 "장차 SASREF는 우리의 정제 및 화학 사업에서 중요한 설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쥬베일(Jubail) 공업도시에 거점을 둔 SASREF는 하루 약 30만5000배럴의 원유 정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람코는 세계 최대의 통합 에너지 회사라는 타이틀과 함께, 화학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리더가 되는 것을 목표로, 정제 작업과 석유 화학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셸은 최근 최대 전력 사업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지난 1년 동안 브라질의 가스 화력 발전소와 영국의 전력 사업자 등에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는 석유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여 저탄소 사업으로 초점을 이동하는 것으로, 셸은 최근 몇 년 동안 3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매각해 왔다. 이번 SASREF 지분 매각도 포트폴리오의 전환과 집중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사우디 또한 로열더치셸과 마찬가지로 경제의 석유 의존도 탈피를 부르짖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외국 기업 및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앞장선 무함마드 왕세자가 기자 살해 사건에 연루되어 국제 사회의 보이콧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여전히 석유 의존도의 탈피는 매우 더딘 상태다.

또한 비록 최근 국제 자본 시장에서 첫 채권 발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기쁨에 겨워 있긴 하지만,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여전히 침체된 상태에서 사우디 경제는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바로 이러한 열악한 상황이 사우디를 석유 의존도 탈피와는 전혀 반대의 길이라 할 수 있는 정제 사업 확대로 이끈 것으로 관측된다.

전 세계의 석유 수요량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머지않아 과도한 정제 능력이 낳은 빈 껍데기뿐인 아람코의 정제 공장들이 '자충수'가 되어 사우디를 압박할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압력의 한 귀퉁이에 한국의 정유 및 석유화학 업체들의 공통적인 시련도 예고되어 있다. 아람코가 SASREF를 완전히 제어한다는 것은 전 세계 정유 시장의 수익을 빼앗아 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