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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증권사 "작은 고추가 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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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증권사 "작은 고추가 맵다"

대형화바람 속 교보증권 등 사상최대실적 경신
사업다각화 주효, 자본확충 여전히 딜레마

일부 중소형사들이 빼어난 실적으로 업계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분석대상 교보증권 이미지 확대보기
일부 중소형사들이 빼어난 실적으로 업계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분석대상 교보증권
증권업계 대형화 바람 속에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이 빼어난 실적을 내며 관심을 받고 있다. 대규모 자본확충 없이도 사상 최고실적을 경신중인 교보증권 등 중소형사들이 그 주인공이다. 증권업계가 덩치가 큰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이들도 우수한 수익성을 발판으로 자본확충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교보증권, 3분기누적실적 사상최고치 경신, 올해 재무목표 초과달성 확실


중소형증권사가 호실적을 내며 주목받고 있다. 그 선두는 교보증권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3분기(연결기준)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959억 원, 순이익은 7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4%, 9.9% 늘었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수준이다. 올해 실적목표는 영업이익 1000억 원, 당기순이익 800억 원이다. 이미 3분기 누적실적이 여기에 근접한데다, 아직 4분기 실적이 남은 것을 고려하면 목표 초과달성이 확실시된다.

현대차증권도 3분기 누적실적으로 사상 최고치 경신대열에 합류했다. 3분 누적으로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884억 원으로 전년동기(641억 원) 대비 37.8%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642억 원으로 전년동기(473억 원) 대비 35.8% 늘었다. 이미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 사상최고인 실적을 넘었으며. 분기실적발표 때마다 사상최고 실적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사상 최고 성적표까지 아니지만 눈에 띄는 실적개선으로 주목받는 곳도 있다.

SK그룹에서 분리된 SK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285억 원으로 전년 동기(100억 원)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소형사인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돌풍도 눈에 띈다. 지난 2013년 이후 6년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4개 분기(2018년 2분기~2019년 1분기) 실적은 순영업수익(영업수익-판관비 제외한 영업비용) 549억 원, 영업이익 80억 원, 순이익 55억 원을 기록했다. ROE(자기자본이익률)은 지난 1분기 실적 기준 27.4%로 업계평균 9.90%를 크게 웃돈다.

이들 중소형증권사의 약진은 IB(투자은행)부문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전략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

교보증권의 경우 사업다각화전략이 성공한 케이스다. 주요 영업부문인 S&T(세일즈 앤드 트레이딩), 부동산금융(구조화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 채권운용, 자산관리부문 등 핵심사업본부들이 골고루 성과를 내며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지난 상반기 증시조정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사 수익원의 젓줄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줄었음에도 부동산금융에서 금융주선 등 딜이 성공한데다, 시장흐름에 맞는 운용전략으로 장외파생상품은 물론 채권운용부문에서 이익이 발생하며 위탁매매의 부진을 뛰어넘었다.

◇사업다각화전략 부각…오너계 증권사 자본확충 딜레마


현대차증권도 자기자본투자(PI)부문, 투자은행(IB)부문, 채권사업부문 등 주요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좋은 실적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이용배 사장 취임 이후 꾸준히 힘을 쏟은 사업다각화와 위험관리의 성과가 매년 나타나고 있다”며, “축적된 역량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쌓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빼어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소형사에게 자본확충은 딜레마다. 올해 영업이익 1000억 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9515억 원으로 1조 원에 못 미친다.

현대차증권은 자본확충에 나섰으나 대형사와 어깨를 겨루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 현대차증권은지난 10월 약 1036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모든 절차가 끝나면 현대차증권의 자기자본은 8807억 원에서 9697억 원으로 늘어난다.

앞으로 실적을 감안하면 자기자본이 1조원 수준으로 뛸 전망이나 자기자본이 4조 원이 넘는 대형증권사와 비교하면 체급은 여전히 플라이급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모두 오너계 증권사로 큰 위험없이 꾸준히 성장하려는 오너의 의지가 자본에도 반영됐다”며 “앞으로도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교보증권의 경우 사이즈만 커지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증권사”라며 “오너와 FI(재무투자자)사이의 갈등으로 자본확충의 타이밍을 놓쳐 규모의 효과가 중요한 사업부문에서 시장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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