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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발행어음, 덩치 커졌으나 체력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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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발행어음, 덩치 커졌으나 체력은 '글쎄'

저금리 기조에 역마진 부메랑 걱정
고금리 발행어음 특판 현재진행형

증권사 발행어음시장이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한화투자증권, 발행어음 잔액과 연말 사업계획 목표이미지 확대보기
증권사 발행어음시장이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한화투자증권, 발행어음 잔액과 연말 사업계획 목표
증권사 발행어음 시장이 커지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개사로 그 규모는 벌써 10조 원을 돌파했다. 단 발행어음의 금리를 시중금리보다 더 얹어 투자자에게 팔아 최근 저금리 기조에 역마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발행어음 사업자 발행어음 초과 목표 달성, KB증권 시장 안착


증권사 발행어음시장이 고성장세다. 발행어음은 종합금융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스스로 발행하는 자기발행어음을 뜻한다.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초대형IB(투자은행)에 허용되며 당국으로 인가를 받아야 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발행어음으로 거둔 수신잔액은 지난 9월말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 6조2000억 원, NH투자증권 3조6000억 원, KB증권 1조3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1호 사업자로 발행어음 선두주자인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목표액인 6조 원을 이미 초과달성했다. 2호 사업자인 NH투자증권도 연말까지 수신잔액을 더하며 목표초과달성이 확실시된다.

눈에 띄는 증권사는 가장 늦게 발행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인 KB증권이다. 지난 5월 15일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뒤 그 다음달 3일에 ‘KB able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결과도 좋다. 출시한 지 반년만에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KB증권은 ‘KB able 발행어음’ 잔고가 2조 원을 돌파했다고 9일 밝혔다. 올해 연말까지 목표인 2조 원을 약 20일 앞당겨 달성한 것으로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딛고 발행시장안착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전체 발행어음시장 규모는 커졌으나 수익성이 뒤따르는지 불투명하다.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며 발행어음으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금리 대비 운용수익률을 내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증권사 입장에서 발행어음은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운용하며 조달금리 대비 운용수익률이 높아야 수익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금통위가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연1.50%에서 연1.25%로 인하하는 등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며 발행어음 자금운용에서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금리로 발행어음을 무작정 찍을 수 있으나 발행어음 자금을 굴릴 투자처가 뒤따르지 않으면 되레 손실을 입는다”며 “최근 시장상황이 안좋아지면서 A등급 이하 고위험 채권을 많이 담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에 발행어음 특판 역마진 부담


특히 발행어음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내놓은 특판은 더 부담이다. 지난 상반기에 한국투자증권은 은행연계 주식거래계좌인 뱅키스 고객에 한해 월 적립금액 최대 50만 원까지 1년간 정액적립이 가능한 발행어음을 연 5%에 팔았다.

KB증권도 지난 6월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만 명에게 적립식 발행어음에 투자할 때 월 50만원 한도에서 연 5% 특판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했다.

이보다 금리가 낮으나 발행어음 특판은 현재진행형이다.

NH투자증권의 모바일증권 나무는 증권업계 최초로 핀테크업체 레이니스트와 제휴를 통해 연 3.5%(세전)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발행어음 상품을 지난 3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판매중이다. 가입한도는 200만원이며, 연 3.5%(세전) 3개월 만기가 적용된다. 가입 대상은 모바일 증권 나무 최초 신규고객이며, 가입과 동시에 국내 주식수수료 평생무료 혜택까지 자동으로 더해진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의 실질혜택을 늘리는 차원”이라며 “특판은 일종의 마케팅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