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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트럼프의 절묘한 선택... "저유가 이용,전략비축유 가득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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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트럼프의 절묘한 선택... "저유가 이용,전략비축유 가득 채워"

전략비축기지 7700만 배럴 비축 여유 있어

평생 비즈니스를 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절묘한 선택을 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근방으로 떨어지자 헐값에 전략 비축유를 가득 채우도록 한 것이다. 고비용으로 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석유업체들의 공급 차질을 막으면서 전략 비축유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 잡이를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략비축유 비축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백악관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략비축유 비축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백악관

러시아 매체 러시아투데이는 13일(현지시각)은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값싼 원유로 전략비축유(SPR)를 채우라는 행정 명령으로 유가 급락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기자회견에서 에게 "에너지 장관에게 아주 좋은 값에 전략비축을 위해 다량의 원유를 사라고 지시했다"면서 "꼭대기까지 가득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가격 전쟁 속에 국제유가가 폭락한 만큼 저가매수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러시아투데이는 트럼프의 행정 명령으로 배럴당 약 30달러 언저리로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가 2008년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낸 원유를 헐 값에 낚아챌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선물시장인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7%(0.23달러) 오른 배럴당 31.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1.9%(0.63달러) 오른 배럴당 33.85달러로 한 주를 마감했다.주간 기준으로 두 유종은 각각 23%, 25%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비축유를 비축하면서 코로나 19 관련 공급 차질로부터 미국 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말 한 마디로 국제유가는 곧바로 반등했다. 이것도 트럼프의 노림수일 수 있다.

미국 전략비축유 기지. 사진=SPR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전략비축유 기지. 사진=SPR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비축유 매입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전략비축기지는 7700만 배럴을 비축할 여유를 갖고 있다. SPR웹사이트에 따르면, 1월3일 현재 미국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의 전략비축기지는 약 6억 3500만 배럴을 비축하고 있다. 총비축용량은 7억1350만 배럴이다.

현재 비축량은 금액(2014년 12월 말 기준)으로 따지면 경질유 180억 달러어치, 고유황유 255억 달러어치 등 435억 달러어치다.

미국은 1973~4년 석유쇼크 이후인 1975년부터 전략비축유를 비축하고 있다. 1월 현재 비축량은 2013년 기준 하루 1849만 배럴 수준인 미국의 하루 석유소비량을 근거로 한다면 약 34일치에 해당한다. 하루 최대 방출량은 440만 배럴이어서 비축유를 전부 다 쓰려면 144일이 걸린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